TV토론, 3社 합동중계 가능성

  • 입력 2002년 11월 18일 18시 37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柳志潭)가 18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TV 토론회에 대해 ‘1회에 한해 중계 방송할 수 있다’고 결정하자 지상파 방송 3사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각 방송사는 자율적으로 중계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토론이 1회만 이뤄지므로 원하는 방송사끼리 기술적인 협의를 거친 뒤 합동중계 형식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이명구(李鳴九) KBS 보도제작국장은 “정당이 주최하는 토론회를 단순 중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방송사의 역할은 크게 줄었지만 공정한 선거방송을 위해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 시사제작국의 김학희(金學熙) 부장은 “대선 정국에서 가장 큰 이슈중 하나인 ‘단일화 토론’을 보도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적극 수용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형평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 같은 대우를 해주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SBS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허원제(許元齊) SBS 보도국 부국장은 “단일화 방식에 대해 정치권의 의견이 분분하고 한나라당에서 ‘단일화 TV토론’에 대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이어서 정치권이 좀 더 합의한 뒤에 중계방송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방송위원회(위원장 강대인·姜大仁)의 주최로 열린 ‘지상파 중앙방송사장 협의회’에서도 방송 3사 사장들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KBS 박권상(朴權相) 사장은 “TV 토론 도중 참석하지 않은 후보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검토하고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 김중배(金重培) 사장은 “노, 정 후보에 대해 ‘야합’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는데 이도 TV토론을 통해 검증해 볼 대상이 아닌가”라며 토론 중계에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SBS 송도균(宋道均) 사장은 “아직 아무런 방침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제16대 대통령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유재천·劉載天)는 19일 오전 ‘노-정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합동토론회’의 중계가 선거 방송 심의 규정에 저촉되는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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