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내국인 대상 임대주택사업은 임대료가 폭락하고,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임대인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반면 외국인임대주택사업은 외국인임차인이 대부분 2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내는 임대차방식(일명 ‘깔세’)을 선호, 임대인이 두둑한 목돈을 쥘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용산구 성북구 서초구 등지를 중심으로 활발했던 외국인임대주택사업은 종로구 중구 강남구 등지로 지역을 확장해나갔다.
상품도 단독주택이나 고급빌라형 다세대 다가구주택 위주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로 다양해졌다.
전통적으로 외국인임대주택사업이 활발했던 한남동 이태원동 등지를 아우르는 용산구 일대와 최근 외국인임대주택사업을 겨냥한 주상복합아파트가 대량 공급되고 있는 광화문 일대는 이 같은 변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빠른 현금 회전을 기대하면 광화문〓외환위기 이후 외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인 비즈니스맨을 겨냥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주택은 2001년 말 이후 중급 비즈니스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내세운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대부분이다.
2년 이상 장기 체류자가 많은 한남동과 달리 광화문 일대에 밀집한 외국계 기업을 1년 이하의 중단기간에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게 특징적이다.
또 분양업체들이 대부분 임대관리업을 위탁 대행해 줘 투자자가 별도로 임차인을 모으거나 건물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분양가는 평당 1000만∼1400만원 수준으로 한남동의 빌라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등과 비슷한 수준. 하지만 집 전체를 사고팔아야 하는 한남동과 달리 1가구씩 분리해서 매각할 수 있어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비즈니스맨을 겨냥한 상품인 만큼 경기 동향에 따라 수익률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안정성은 떨어진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기대하면 한남동〓미8군이 들어서면서 빠른 속도로 외국인 주거지가 형성됐다. 주택은 대부분 미관지구 등에 묶여 아파트 등을 짓기 어려운 상태여서 빌라 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등이 주류를 이룬다.
특징은 미국계나 유럽계뿐만 아니라 동양계 외국인이 많다는 점. 외국 대사관이 밀집돼 있는 데다 오래 전부터 외국인 주거촌이 형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치안이 잘 돼 있고, 외국인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주거여건이 갖춰진 게 원인이다.
이런 이유로 국적을 불문하고 한국에 새로 거주하게 된 외국인이면 이태원동 한남동 동빙고동 등지를 찾는다. 서울시에 등록된 외국인수도 9500여명(2001년 말 기준)으로 2위인 강남구(5400명)의 배에 가깝다. 그만큼 임차인 구하기가 쉽고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수요를 훨씬 앞질러 주택이 공급되면서 지난해 연초까지 13∼15%에 달하던 임대수익률이 최근 들어선 10% 안팎 수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 대상 부동산중개전문업체인 ‘서울부동산컨설팅’의 주만종 상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주택 위치나 주택의 평면구조, 마감재 형태, 주변 환경 등을 꼼꼼히 따져가면서 투자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광화문 VS 한남동 | ||
광화문 일대 | 구분 | 한남동 일대 |
서울 종로구 내수동 세종로신문로 등 광화문 주변 일대 | 위치 |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동 동빙고동 동부이촌동 일대 |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 주거시설물형태 | 빌라, 다세대 |
10∼70평형으로 다양하나 30평형대가 주류 | 공급규모 | 30∼90평형으로 다양하나 50평형대가 주류 |
미국 유럽계 다국적 기업종사자 | 외국인국적 | 미국 유럽 아시아계 등 다양하나미군 부대 군속이 많음 |
2,813명 | *외국인수 | 9,517명 |
정부중앙청사, 미대사관 | 외국인유인 시설 | 미 8군, 이태원상가, 각국 대사관,하얏트호텔, 메릴랜드대학 |
외국계기업 밀집지 형성,사통팔달의 교통망 갖춰한국 진출 외국기업 선호 | 특장점 | 전통적인 외국인 집단 거주촌 형성,외국인 대상 치안이 확실함, 남산등 대규모 녹지공간 많아 주거 쾌적함 |
보증금 없는 월세, 호텔식도 있음 | 임대 형태 | 보증금 없는 월세 |
미정(아직 영업중인 곳 없음) | 임대료 | 평당 10만원(50평형·신축건물기준) |
8∼12% | 임대수익률(세후 기준) | 10% 전후 |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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