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명장 자갈로 'A매치 100승' 명예로운 은퇴

  • 입력 2002년 11월 21일 00시 12분


자갈로 감독
자갈로 감독
한국-브라질 축구대표팀 친선경기가 끝난 뒤 공식기자회견장. 브라질의 마리오 자갈로 감독(71)이 갑자기 호주머니를 뒤졌다. 기자들의 시선이 그의 호주머니에 쏠렸다. 뭐가 나왔을까.

노 감독이 펼쳐든 것은 ‘자갈로 100’이라고 영문으로 쓰여진 노란색 브라질 유니폼. 그는 흐뭇한 표정으로 “나이키사에서 준 선물”이라며 “이 선물을 받기 전까지는 A매치 100승에 도전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자갈로 감독은 ‘삼바축구의 대명사’. 현역시절 펠레와 함께 1958년 스웨덴월드컵과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안았고 1967년 처음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이후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등 그동안 A매치 통산 99승(30무12패)을 기록했다.

이번 한국전은 브라질축구협회에서 자갈로 감독의 명예로운 은퇴를 위해 마련한 ‘헌정경기’. 그러기에 호나우두와 호나우디뉴 등 브라질 선수들은 자갈로 감독에게 마지막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고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이 터지자 모두 달려가 노 감독과 감격적인 포옹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그의 손을 이끌고 운동장 중앙으로 나가 마치 월드컵에서 우승이라도 한 듯 헹가래를 쳤다.

자갈로 감독은 “오랫동안 국가대표 감독을 하다 보니 안을 수 있는 영광이다. 오늘 경기는 선수들이 나에게 준 커다란 선물”이라고 감격해했다.

100승의 대기록과 함께 브라질 대표팀을 떠나는 그는 “죽는 날까지 축구를 위해 몸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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