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도쿄에만 100개”

  • 입력 2002년 11월 22일 17시 11분


마츠시타씨는 “프로 음악가만 연주하라고 곡을 쓰는 작곡가는 없다”며 “연주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음악의 깊은 이해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이훈구기자
마츠시타씨는 “프로 음악가만 연주하라고 곡을 쓰는 작곡가는 없다”며 “연주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음악의 깊은 이해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이훈구기자
“일본 전체를 통해 600개 이상, 도쿄에만 100개 이상의 ‘음악애호가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음악을 생활속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한국인과 나누고 싶습니다.”

일본의 대표적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도쿄 분쿄 (東京 文京) 시민오케스트라 (이하 분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서울을 찾은 지휘자 겸 작곡가 마츠시타 이사오(松下 功·51)씨. 그는 90여명의 단원을 보유한 이 오케스트라 소속원 중 유일한 ‘프로페셔널’이다. 그가 지휘하는 분쿄 오케스트라는 23일 오후 3시 연세대 100주년에서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마츠시타 자신의 창작곡 ‘츠가루자미센과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무료.

“중고생시절 제 취미는 ‘음악’이었습니다. 음악이 전공이 되고 직업이 되면서 제 가장 좋은 취미를 잃어버렸죠. 93년 분쿄 오케스트라의 창단과 함께 이 악단을 만나면서 다시 음악을 취미로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전원이 ‘애호가의 마음’을 가진 셈이죠.”

단원들의 직업도 회사원 의사 변호사 등 천차만별. 전직 방송사 음악PD인 최고령단원 이토 야스유키(72)씨는 “마츠시타씨가 아마추어 단원을 이끄는 탁월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어떤 카리스마일까.

“함께 즐기는 거죠. 아마추어오케스트라라고 해서 만들어지는 음악이 다르지 않습니다. 프로 오케스트라가 사흘동안 연습해서 해내는 것을 반년동안 연습하는 게 다르다고 할까요.”

그는 “음악 전문인과 애호가가 만나면 전문인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애호가는 전문적인 기술을 전달받을 수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행복한 교류’가 많이 생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동경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수학했으며 독일 묀헨글라트바흐 국/제 작곡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곧 모교인 동경예대 교수로 취임할 예정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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