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입니다. 청계천 복원과 강북 뉴타운개발 소식이 지면을 장식하는 요즘, ‘서울에세이’는 서울을 반성하고 다시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는 책입니다.
미국의 비판적인 도시학자 존 로간과 하비 몰로치는 현대도시를 움직이는 힘은 돈과 권력의 연합체인 ‘개발기계’라고 했답니다. 자본을 동원하고 전문가를 움직이며 여론을 만들고 계획과 제도를 움직일 힘과 동기가 있는 집단, 즉 개발로 이익을 보는 집단을 뜻합니다. 그 구성원이 바뀌고 정부와 기업의 역학관계는 달라져도 개발기계의 속성은 바뀌지 않는다죠. 성장을 위한 성장, 개발을 위한 개발, 권력과 영향력의 끝없는 확대 추구 등이 바로 그 속성인데 우리에겐 매우 낯익은 말들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힘이 도시를 지배할 때 도시는 외형적으로는 번듯해지더라도 시민은 왜소화되고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합니다.
건축예술과 자연이 조화롭게 만나는 도시를 꿈꾼다면 ‘건축의 역사’를 쓴 조너선 글랜시의 지적을 참고할 만합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역할을 한 도시는 겉모습이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언제나 활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질서와 무질서, 감각적인 것과 합리적인 것, 인간의 삶이 빚어내는 드라마와 도시계획으로 만들어낸 인공적인 질서 등, 이처럼 상반된 것들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이 위대한 도시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다.’
자원을 가장 알뜰하게 이용하는 오묘한 빛깔의 생명체를 소개한 ‘딱정벌레의 세계’를 읽으면 자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경탄하게 됩니다. ‘행복한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여자만이 아니라 왜 모두에게 좋은 것인지 그 이유를 설득력있게 제시합니다. 뭔가 불행한 구석이 있거나, 남자를 미워하는 여자들이 페미니즘을 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고미석기자 출판팀장·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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