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마니아 사이에서 고어텍스 소재로 만든 등산용품은 ‘명품’ 대접을 받는다. 이는 ‘평등’과 ‘장인정신’을 강조하는 고어 코리아의 역할이 컸다. 브랜드 관리 덕택이다.
고어 코리아의 경영 이념은 ‘고어와 동료들(W.L.Gore & Associates)’이라는 미국 본사 이름에서 잘 드러난다. 창업주인 빌 고어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똑같은 직원이라는 것. 그래서 이 회사에는 사장, 과장 등 직책이 없다. 모두 ‘세일즈맨’으로 불린다. 그렇다고 책임을 지거나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스스로 완수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고어 코리아에는 꼬치꼬치 지시를 내리는 ‘시어머니’들이 없다. 대신 직원들은 연말에 다음해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행동계획서를 만들어 미국 본사에 낸다. 본사에서 ‘OK’ 사인이 떨어지면 직원들은 회사의 회계가 시작되는 4월1일부터는 계획서를 들고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고어텍스란 마크를 붙일 때는 철저하게 장인정신을 발휘한다. 먼저 미국 본사에서 개발한 소재를 아무 업체에나 공급하지 않는다. 또 고어텍스 소재로 만든 완제품을 시장에 내기 전에 고어 코리아가 직접 제품 테스트를 한다. 테스트에 합격해야 고어텍스 마크를 완제품에 붙일 수 있도록 허락한다.
이와 같은 고어 코리아의 노력은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외환위기 때를 빼고는 매년 30% 가까운 성장을 나타낸 것.
아시아태평양지역 섬유사업부 김광수 이사는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3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라며 “평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독특한 고어 문화는 곧 기업 성장의 핵심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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