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동원-LG-삼성증권 2003년 증시 전망

  • 입력 2002년 11월 24일 19시 32분



2002년 증시 폐장을 한 달여 앞두고 동원증권 LG증권 삼성증권 등 3개 증권사가 내년 증시 전망을 내놓았다.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내년 증시 회복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점은 똑같지만 실제로 수출이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내수경기가 급랭할 것인지, 언제 회복될 것인지도 중요한 전망 포인트.

▽수출 회복될 것인가〓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 제조업 특히, IT산업의 수출과 투자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년 동기대비 월별 수출증가율이 올 7월부터 두자릿수로 증가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 미국으로의 수출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는 것. 그는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내년 하반기 제거되고 수출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3%에서 내년 2.5%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도 IT산업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경제성장률이 2·4분기부터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LG증권은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수출환경에서 가장 부정적 요인은 달러 약세”라며 “상대적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및 채산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 약세의 원인으로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 △미국이 달러 약세 정책 외에 경기를 회복할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내수경기 급랭할 것인가〓동원증권 조 부사장은 “소비둔화가 예상되지만 급랭은 없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반면 LG증권과 삼성증권은 비관적 의견을 내놓았다.

LG증권은 “가계대출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촉발된 가계소비 붐은 이자부담이 높아지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내년 하반기에나 당국이 가계대출 긴축 기조를 완화하고 가계의 심리적 위축감이 해소되면서 내수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는 어떻게?〓동원증권은 수출 회복과 내수 안정을 근거로 “밸리(나락)에서 랠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미국 증시는 올 7월과 10월을 저점으로 바닥을 지났고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내년 1∼3월 850선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 증시를 억누르던 악재는 증시에 반영됐거나 해소된 반면 △정치상황 △유동성 △기업 실적이 강세장을 낳으리라는 전망이다.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과 신흥시장은 권력교체를 통해 강세장으로 전환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세 차례 치른 대선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고 정권 초기에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등 완결되지 않은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LG증권은 ‘이익은 매출액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해부터 나타난 기업들의 낮은 매출액 구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과 소비가 모두 시원찮다는 전망에 따라 내년 기업 매출액이 5.4% 증가한다는 결론이 나오고 이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520∼770에서 움직인다는 전망이다.

LG증권은 나아가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스코 농심 태평양 등 시장지배력이 크거나 배타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한 개별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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