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시안게임때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이 버티고 있는 중국을 맞아 승리를 이끌며 금메달을 따내 다시한번 한국최고의 센터임을 입증한 서장훈. 실력은 누가봐도 국보급 센터이다.
그리고 올시즌 프로농구 개막과 함께 예년에 비해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과 항의가 많이 줄어들고 거친 몸싸움도 마다 않는 모습에 걸출한 기량에 걸맞는 한단계 성숙한 경기매너를 보이며 마음 자세까지 진정한 국보급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3일 동양과의 잠실경기.
서장훈은 올시즌 들어 첫 5반칙 퇴장을 당하는 불운(?)을 겪으며 다시 한번 국보급 센터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이날 서장훈의 반칙은 부상으로 결장한 팀동료 스토리의 공백으로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되면서 시작되었다.
매 경기 20점이상을 득점하며 서장훈의 부담을 덜어주던 스토리가 빠진 삼성은 서장훈을 이용한 단순공격에 치중했고 이를 간파한 동양 선수들은 서장훈을 잡으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으로 철저한 수비로 이어졌다.
서장훈이 골밑에서 공을 잡으면 저머니와 힉스의 육탄방어가 이어졌고, 연이어 2,3명의 수비수가 가담 서장훈을 둘러싸는 판국이 되어 공격이 마음 먹은데로 이뤄지지 않았다.
거친 수비가 계속되자 서장훈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심판마저 상대의 파울을 외면하며 서장훈을 자극했고 급기야 공격과 수비때마다 자신을 향한 휘슬이 울리면 심판에 달려가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상을 찌프리게 했다.
결국 4쿼터 종반 서장훈은 5반칙을 당해 경기를 끝내지 못한채 팬들의 쏟아지는 야유를 받으며 코트에서 물너나야 했다.
이날 심판 판정은 누가봐도 서장훈에 대한 거친 파울과 심한 몸싸움에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건 어느 정도 이해할수 있고 충분히 항의할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상대 팀으로선 30점을 넣는 자신을 막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예전의 경기를 통해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었고 이날의 경기도 당연히 그랬다.
그럴때마다 심판 판정에 불만과 상대 선수에 짜증내는 혈기왕성했던 지난날은 지나갔다. 좀더 참고 경기를 풀어나기지 못한 서장훈의 모습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으로 아직도 예전의 모습을 버리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주성과 김승현등 후배들이 커가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새로운 농구지망생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보고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젠 자신 혼자의 플레이가 아닌 한국농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대들보로서 좀더 성숙한 자세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사생결단을 낼 것처럼 판정 하나하나에 민감하기보단 판정도 경기에 일부분으로 생각하고 경기를 즐길줄 아는 여유와 성숙된 플레이만이 진정 국보급 센터로서 거듭날수 있다.
서장훈 자신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라고 자부한다면 한순간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팬들의 관심과 시선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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