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5일 발표한 ‘3·4분기(7∼9월)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소비지출 증가율은 3.0%에 그쳐 1999년 1·4분기(1∼3월) 이후 3년반 만에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올해 1·4분기와 2·4분기(4∼6월)에는 작년 동기 대비 소비지출 증가율이 7%대였다.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3·4분기 평균소비성향도 98년 4·4분기(10∼12월) 이후 가장 낮은 72.1로 집계됐다.
올해 3·4분기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86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월평균실질소득은 266만6000원으로 2.1% 늘었다.
이에 비해 월평균 가계지출은 215만3000원으로 3.6%, 소비자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170만9000원으로 0.4% 늘어났다.
이처럼 소득에 비해 소비가 적게 늘어남에 따라 월평균 가계수지 흑자규모는 71만여원으로 97년 3·4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70만원을 넘어섰다.
소비지출 변화를 항목별로 보, 교통통신비용은 자동차 구입비 감소 등으로 1.2% 줄었다. 또 식료품 비용 증가율이 작년 동기의 6.8%에서 2.1%로, 외식비 증가율이 11.3%에서 4.2%로, 교육비 증가율이 16.3%에서 2.2%로 각각 낮아졌다.
통계청은 가계대출 억제와 신용카드 대책이 본격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4·4분기 소비지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계층의 월평균소득(558만5600원)을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월평균소득(109만1700원)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5.12로 집계됐다. 올해 2·4분기의 5.02보다는 0.1포인트 높아져 상하위 계층간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5분위 배율을 연도별로 보면 △97년 3·4분기 4.49 △98년 〃 5.47 △99년 〃 5.29 △2000년 〃 5.20 △2001년 〃 5.50 등이다.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