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는 가구수 대신 인구를 기준으로 한다. 인구 1000명당 집이 얼마나 있는지가 보급률의 지표다.
이에 따르면 2000년 말 기준 세계 평균은 280.1가구, 한국은 237.5가구다. 한국은 그동안 집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세계 평균에 못 미친다.
오피스텔이나 다가구주택을 주택수에 포함하지 않는 것도 보급률을 왜곡하는 요인. 보급률이 주택시장 현황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100%’라는 수치에 만족하기는 무리다.
지역별 공급 불균형도 보급률로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다. 서울 주택보급률은 이미 90%를 넘었지만 강남지역은 여전히 수요 초과 지역이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외환위기 전 집값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급률이 100%를 넘어도 주택 공급은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며 “특히 지역별 공급량을 실정에 맞게 적절하게 배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의 질(質)을 높이는 것도 왜곡된 보급률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수요를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몰린 주택 수요를 주변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교육여건과 교통시설이 잘 구비된 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보급률이 아무리 높아도 지역별 수급 불균형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주택의 질적 향상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