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 저편 184…전안례(奠雁禮) 6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9시 02분


“관수세수(관水洗手)”

신랑은 장갑을 벗고 손가락 끝을 물에 담갔다가 밑에 깔려 있는 한지에 물을 뿌리고, 신부는 허리를 구부리고 손을 씻는 흉내만 내고 수모가 세 번 물을 뿌렸다.

“각정위(各正位)”

두 사람은 다시 마주한다.

“부선재배(婦先再拜)”

수모가 팔을 붙잡아주어 신부가 신랑에게 두 번 절을 하였다.

“서답일배(서答一拜)”

신랑이 무릎을 꿇고 신부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부우선재배(婦又先再拜)”

신랑은 일어서고, 신부는 또 두 번 절을 한다.

“서우답배(서又答拜)”

신랑은 다시 무릎을 꿇고 답례를 한다.

“각궤좌(各궤坐)”

두 사람이 동시에 무릎을 꿇는 동작으로 백년해로를 맹세하는 교배례가 끝나고, 한 표주박을 둘로 나눈 술잔을 주고받는 합근례가 시작된다.

“진상(進床)”

수모가 술병과 술잔과 박잔과 튀김과 곶감을 올려놓은 조그만 소반을 두 사람 앞에 놓는다.

신랑의 소반에는 조상과 근본을 상징하는 밤이, 신부의 소반에는 부귀다남을 상징하는 대추가 올라 있다.

“시자침주(侍者斟酒)”

수모가 두 사람의 잔에 술을 따른다.

“초작제주(初酌除酒)”

신랑은 첫 잔을 마시고, 수모가 신부의 입가에 술잔을 갖다댄다.

“재작재제주(再酌再除酒)”

수모와 신랑과 신부가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우침주(又斟酒)”

세 번째 술은 박잔에 따른다.

“삼작환작(三酌換酌)”

수모는 신랑이 입을 댄 술잔에 청실을 감아 신부에게 마시는 흉내를 내도록 한다.

“서집작(서輯酌)”

수모는 신부가 마시는 흉내를 낸 잔에 홍실을 감아 신랑에게 건네고, 신랑은 잔을 비운다.

“거음(擧飮)”

튀김에 젓가락을 대고 입으로 가져가는 흉내를 낸다.

“예필철상(禮畢撤床)”

네 명의 수모가 소반을 물리자 합근례가 끝난다.

“예필개복(禮畢改服)”

신랑과 신부는 그 자리에 서 있고, 네 명의 수모가 신랑의 관복과 신부의 원삼을 벗긴다. 신랑은 황금색 바지저고리의 평복 차림이 되고 신부는 다홍치마에 연두 저고리 모습으로 변한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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