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과기원이나 대덕연구단지는 허허벌판에 놓여 있었어요. 학교와 주변의 문화적 환경은 더욱 척박했고요. 이런 환경에서 공부한 과학도들이야말로 ‘차가운 머리’로만 살아가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는 1986년 졸업식과 입학식 때만 쓰이는 강당을 활용해 매주 한 차례라도 문화공연을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유명 예술인들은 학생 몇 명을 모아놓고 하는 공연을 거부했고, 그렇다고 많은 돈을 주고 공연을 유치할 형편도 못됐다.
김 교수는 자신과 주변 인사들이 잘 알고 있는 예술인들을 찾아가 직접 공연을 부탁했다. 저명한 피아니스트 한동일씨, 바이올리니스트 정찬우씨 등이 적극적으로 요청에 응했다.
공연 수준이 높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전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금요문화 행사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250회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자체적으로 구성한 공연심의위원회를 열어 선별적으로 공연을 수용하거나 장르별로 안배를 해야 했다.
금요문화 행사에서는 교향악 성악 무용 사물놀이 판소리 탈춤 연극 영화 대중가요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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