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 금산 /이성복 지음 문학과지성사
책 한 권이 한 독자를 만나고, 그 책이 그 독자의 가슴에 남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물며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몸을 이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처음 내게로 와서 10여년이 지난 뒤까지 마음에 고스란히 남아, 마침내 발길을 이끈 책. 그런 책의 여운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면.
유 은 재 에코리브르 편집팀장
◇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안나 가발다 지음 문학세계사
한눈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시절에, 이 책은 적당한 부피와 적당한 모양을 가지고 있고 단아한 편집솜씨도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흔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아무래도 소설이 수명을 다했다는 말은 틀린 것 같다.
전 윤 호 동방미디어북스 주간
◇ 증언: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상록/솔로몬 볼코프 엮음 김병화 옮김 이론과 실천
인간도 동물처럼 박제가 되기도 한다. 평생 소련이라는 감옥에 갇혀 선전도구로 살았던 쇼스타코비치의 삶이 그랬다. 생전 그는 작가 고골리가 무덤에서 도망친 이야기를 즐겨했다. 자신도 죽은 뒤 숨어버리고 싶어했던 고단한 삶이 그의 음악만큼 비장하다. 세상은 예술가들이 평범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오 지 연 지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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