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과 장비에 로고를 붙이는 골퍼들이 늘고 있는 현상을 ‘나스카(NASCA) 효과’라고 부른다. 나스카는 미국의 카레이서 대회를 일컫는 말이다. 유명 카레이서들은 골퍼들보다 먼저 기업 로고가 새겨진 옷과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카레이서들과 비교해 골퍼들은 자신의 몸을 기업의 광고판으로 만드는 데 아직은 아마추어 수준이다.
스폰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스폰서 리포트’라는 책에 따르면 가장 시선을 모을 수 있는 부분은 모자의 앞부분으로 1~10까지 점수를 매기면 10점이다. 박세리의 모자에 선명하게 박혀 있던 삼성 로고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그 다음은 셔츠의 앞부분으로 8~9점 정도, 모자의 옆면이 6~7점으로 그 다음, 셔츠의 옷깃 부분은 5~6점이다. 모자의 뒷부분은 4~5점 정도로 평가받고 있으며, 의외로 골프백은 4~5점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최종 라운드에서 골프백은 TV 화면에 많이 잡히지 않는데 그 이유는 캐디들이 백을 한쪽으로 잡아당겨 놓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시선도 백보다는 선수들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광고로 도배한 선수들의 옷차림에 인상이 찌푸려지는 것은 이대로 가다간 골퍼들도 한국 프로축구 선수들처럼 등에 기업의 광고문구를 달고 라운딩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선수들의 복장에 대해 모호하지만 공식적인 규정이 있기는 하다. 미국 프로골프 룰북에는 “머리에 쓰는 것을 포함해서 옷에 로고나 다른 문자를 새기는 경우에는 프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크기와 모양 등을 협회로부터 공식적으로 확인받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
기업은 어떻게 하면 선수들의 몸에 로고 하나라도 더 넣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스타들은 가격만 맞으면 몸을 내맡긴다. 최경주가 골프화 뒤축에 태극기를 붙여 카메라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의 애국심이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홍보 효과는 값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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