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인 공명당과 자민당 일부에서는 그동안 고성능 이지스함을 파견하는 것은 헌법상 금지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면서 이지스함 파견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열린 미-일 방위담당 각료회의에서 미국측이 이라크 공격에 대비해 일본측에 이지스함 파견을 약속해주도록 강력히 요청한데다 현재 인도양에 파견된 호위함 한 척의 임무교대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12월 파견 방침을 굳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1991년 걸프전 때 일본이 지원병력을 전혀 보내지 않아 미국측에 시달렸던 일이 반복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일본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앞두고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을 제정한 뒤 미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인도양에 보급선 2척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구축함 3척을 파견해 놓고 있다.
▽이지스함= 첨단 레이더 장비를 갖추고 있어 정보수집능력이 뛰어난데다 대공(對空) 방어능력도 탁월한 최신예 구축함. 레이더 추적 반경은 수백㎞에 달하며 비행기와 미사일 등 200개 이상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또 미사일로 10개 이상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어 대공 방어능력이 통상의 구축함 4∼5척을 합한 것과 맞먹는다. 세계적으로 미국 해군이 약 60척, 일본 해군자위대가 4척, 스페인 해군이 1대를 보유하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