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아버지가 있다. 우스만에게도. 아프리카 대장장이였으며 ‘사자 사냥 대장’이란 뜻의 카라모코라는 이름을 가진. 할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넜고 밤에 별을 보고 길을 찾아갈 줄도 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선생님이 ‘가계나무’라는 것을 가르치면서 할아버지의 얘기를 들어 오라고 한다. 보통 때 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반 아이들 앞에서는 아닌 것 같다. 할아버지는 쿠스쿠스라는 음식을 손으로 먹지 않는가!
이름을 모리스라고 하고 줄리앙네 할아버지처럼 소시지 가게 주인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할아버지는 펄쩍 뛴다.
다음날 아이들은 자기 가족에 대해 얘기하지만 우스만은 나무줄기만 그려 놓았을 뿐. 그때 할아버지가 들어온다. “나는 우스만의 할아버지고, 내 이름은….”
우스만은 점점 책상 밑으로 숨는데 반 아이들은 정신없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누구보다도 훌륭한 할아버지가 있으면서 나만 부끄러워하는 것은 아닌지. 다인종 다민족 국가인 프랑스 얘기지만 우리 가족의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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