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 인천지하철, 철도청 등 관련 4개 기관 노조는 3, 4일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인 지하철 연장운행에 반대한다”며 “강행할 경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반발〓노조도 지하철 연장운행 자체에는 동의한다. 배일도(裵一道)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은 한술 더 떠 “자정 이후 지하철이 끊기는 것은 ‘경제 통금(通禁)’”이라며 “궁극적으로 지하철은 24시간 운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측이 노조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노사간 쟁점의 핵심은 인력 충원. 서울지하철 노조는 1300명을 증원할 것을 요구했고 도시철도 노조는 804명, 철도노조와 인천지하철 노조도 각각 500명, 236명을 늘려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노조는 연장근무 수당에 대해서도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험운행 등 충분한 준비 없이 연장운행을 하면 사고위험이 크기 때문에 실시를 연기해야 한다는 ‘명분론’도 내세운다.
▽서울시는 ‘강행’〓서울시는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9일부터 지하철 연장운행을 강행한다는 방침.
음성직(陰盛稷) 시 교통관리실장은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민의 86.5%가 연장운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장운행을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려는 노조에 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공사도 “7월부터 인력을 확보하고 장비를 보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현재 연장운행에 필요한 필수인원을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 박종옥(朴鍾玉) 사장은 “9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연장운행을 하면서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9일부터 연장운행 가능할까〓노사가 막판에 극적으로 단체교섭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시행 초기 파행 운행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4개 기관 중 서울지하철공사 노사는 이미 수 차례 협상을 벌여 상당 부분 쟁점을 해소했지만 나머지 3개 기관은 사정이 다르다.
도시철도공사 허인(許仁)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지난달 29일에야 처음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정도로 성의가 없다”며 “9일부터 연장운행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철도청 국철구간은 법적으로도 9일부터 연장운행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철도법상 운송조건의 변경은 늦어도 시행 1주일 전에 고시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고시도 행해지지 않았기 때문.
이에 따라 지하철 연장운행은 자칫하면 1∼4호선에만 그치는 ‘반쪽짜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연장운행 주요쟁점 | ||
서울시 및 서울지하철공사 | 노동조합 | |
9일부터 전면 실시 | 실시 시기 | 3개월 시험운행 후 실시 |
1시간(토, 일, 공휴일은 제외) | 연장시간 | 24시간 전일제 |
1단계 20분, 2단계 12분 | 운행간격 | 1시간. 수요증가에 따라 증차 |
복선(複線) 운행 | 운행방법 | 단선(單線) 운행 |
당분간 현행 유지 | 요금체계 | 심야 운행은 할증 |
현행(3조 2교대) 유지 | 근무형태 | 24시간 운행 대비, 4조 3교대로 재편 |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