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통신]불임환자 10쌍중 6쌍은 남성책임

  • 입력 2002년 12월 8일 17시 39분


부부의 10%는 간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갖지 못한다. 미국에선 불임 치료에 1년간 10억달러를 쏟아 붓는다.

예로부터 불임은 늘 여성의 문제로 생각됐다. 그러나 엄밀히 얘기하면 불임의 40%가량은 여성, 30%는 남성 그리고 나머지 30%는 부부 공동의 책임이다. 불임환자 10쌍 중 6쌍은 남성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남성의 생식기관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하다.

산업 현장에서와 같이 뇌가 그 책임을 맡는다. 최고정책결정자(CEO)에 해당되는 것은 고나도트로핀이라는 생식선 자극호르몬을 생산하는 시상하부이다.

그러나 CEO답게 시상하부는 일상적인 운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대신 황체형성호르몬(LH)과 난포자극호르몬(FSH)을 생산하는 뇌하수체에 그 책임을 맡긴다. 두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고환에 들어가서 정자를 생산한다.

정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제조 공장의 조건들이 최적 상태이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제조 공장의 온도이다. 만일 온도가 시원하지 않으면 생산량이 줄어들거나 심지어는 가동이 멈출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체온보다 섭씨 4도 정도 낮아야 한다. 건강한 남성은 1초에 정자를 1000개 이상 생산한다.

정자가 고환에서 만들어지려면 꼬박 3일이 걸린다. 이 정자들이 나타날 때는 성숙된 것처럼 보이나 번식력의 결정적인 요소인 운동성은 부족하다. 정자는 10∼12일간의 ‘물류 과정’을 통과하는 동안 운동성을 키운다. 다음이 사정 단계이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임신이 목적이라면 정자들은 여성의 질안에서 배란이 되기 전 하루 이틀 정도 머물러 있어야 한다. 전립샘, 정낭의 액체와 정자로 구성된 정액은 사정 후에 응고돼 끈끈한 점액 안에 갇히게 된다. 이때에 전립샘 특이항원(PSA)이 일을 시작한다. PSA는 정액을 액체로 만들고 정자가 여성 생식관에서 목표물을 향해 돌진할 수 있게 한다.

생식은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이루어진다. 충분한 숫자의 정자가 만들어져야 하고 정자가 정상적인 구조를 가져야만 한다. 정자들은 힘차게 헤엄을 쳐서 난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만 한다. 또한 정액은 정자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영양분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대개 피임을 하지 않고 부부가 잠자리를 같이 한 지 6∼12개월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으면 의사는 검사를 시작한다.

정자 생산에 해가 되는 독소나 화학 물질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는 남성은 그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독성물질은 담배, 술, 마약, 살충제 등이다. 놀랍게도 테스토스테론이나 다른 남성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 불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음낭의 높은 온도는 정자의 생산을 방해한다. 독감이나 다른 감염에 의해 체온이 올라갈 경우도 정자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정자 생산은 며칠 또는 몇 개월 안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남성의 꼭 조이는 삼각 팬티는 정자의 수를 줄일 만큼 음경온도를 올려주지는 않는다.

심리적인 요소는 불임과 조루증 등 남성 성기능에 영향을 끼친다. 캘리포니아의 과학자들이 157명의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심리 테스트와 정액 검사를 한 결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는 정액의 질적인 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생활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당시 가족을 잃은 사람은 정자의 운동성에 문제가 있었다. (자료〓하버드 멘스 헬스 워치, 제공〓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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