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른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경우 이 후보에 대한 지지에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노 후보에 대한 지지가 얼마만큼 확산될지가 변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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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경우 한나라당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 거품이 빠지면서 ‘노풍’은 ‘허풍’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후보단일화 이후 이 후보가 한때 고전했으나, 이 후보가 두 번이나 직접 유세에 나선데다 조직이 풀가동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노 후보의 득표율을 25% 이내로 묶을 자신이 있다”며 “유권자들이 국정 수행능력과 경륜 등에서 앞서는 이 후보를 선택해 결국 7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적절한 ‘수성(守城) 전략’이 없으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정몽준 통합21 대표가 지원에 나서면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측은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40%까지 득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일화 이후 30%를 넘어선 노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 관계자는 “정몽준 대표와 동반유세에 나서면 40대 이상의 표까지 빠르게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일이 가까워졌으나 부동층이 여전히 큰 것도 부산지역의 특징.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한나라당과 이 지역 연고인 노 후보를 견주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증거다.
울산지역의 경우 한나라당은 고정적인 지지 기반에, 민주당은 정 대표의 ‘후방 지원’에 각각 기대를 거는 눈치다.
경남의 경우 한나라당은 지난 지방선거의 지지율을 감안해 최소 75%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노 후보의 고향인 김해를 중심으로 40%의 표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노동당은 울산과 경남 창원 등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권영길 후보의 ‘선전’을 기대하며 정책 선거전을 계속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권 후보의 득표가 많아질수록 노 후보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나라당은 부산에서 문정수(文正秀) 전 부산시장과 김광일(金光一)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영입한 데 이어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고 있다. ‘노무현〓DJ적자(嫡子)’라는 논리를 부각시키며 이번 대선이 ‘부패정권 심판’과 ‘당 대 당’ 대결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리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노 후보의 방문이 지지세 확산에 가장 큰 효과가 있다고 보고 선거일 직전 다시 한번 노 후보가 직접 세몰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대전-충남북▼
대전 충남지역 유권자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한 편이다. 오히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내건 지역개발 공약으로 민심만 어수선해진 상황이다.
민주당이 내건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계획이나, 뒤이어 한나라당이 내건 ‘안면도 디즈니랜드’ 계획에 대해 유권자들은 가능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충북지역은 후보단일화로 인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전통적으로 보수성이 강한데다 중장년층의 대부분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고 있어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충청권의 승부는 현재 30∼40%대에 이르는 부동층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노 후보의 단일화 효과가 점차 반감되고 있는 것 같다”며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이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충청권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충청권 특유의 ‘드러나지 않는 표심’이 한나라당으로 기울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 계획으로 민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 단일화에 나섰던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합세하면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을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 여론조사 기관들은 현재 판세를 ‘박빙의 승부’로 보고 있다. 또 지역 정가에서도 “충청인들은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 서울에서 전화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는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예측불허의 접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대전지역의 자민련 의원 2명이 입당한 데다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도 사실상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어 대전 충남 표심이 한나라당 쪽으로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10월 별세한 부친을 충남 예산에 모심으로써 충청이 뿌리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또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와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한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 득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공을 들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론 주도층 사이에 ‘반(反) 노무현’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판단, 이 후보가 갖고 있는 ‘안정’ 심리를 확산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젊은층 공략을 위해 대학생 선거운동원을 확보해 홍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노 후보의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공약으로 기선을 제압했으며 점차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충남 서북부 지역에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의 서산농장이 있다는 점에서 정 대표가 가세하면 지역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충북지부는 취약층인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지지를 끌어들이기 위해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수도권▼
한나라당은 박빙의 접전 양상, 민주당은 상당한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으나 결국은 막판 부동층의 향배가 판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단순 지지도에선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노무현(盧武鉉) 후보에게 다소 밀리고 있지만, ‘숨어 있는’ 이 후보 지지층을 감안하면 판세는 엇비슷하다는 논거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자체 조사결과 지지율 격차가 두자릿수로 벌어졌다”며 “충청 경남 등에서 지지율이 조금 빠진 것을 수도권에서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거캠페인에서 한나라당에 우위를 보인 데다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까지 가세하면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부산 경남과 충청권의 노 후보 바람이 진정되면 전국 표심의 모자이크판인 서울 등 수도권의 판세도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유권자의 19.8%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부동층이 많아 최대 승부처의 하나로 꼽히는 경기 지역의 경우 한나라당은 6·13 지방선거와 8·11 재·보궐 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의 우세가 변치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에는 ‘노풍(盧風)’이 거세 20, 30대가 선거에 대거 참여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농촌지역으로 보수층이 많은 경기 북부지역과 용인 분당 이천 여주 등을, 민주당은 부천 성남 안산 일산 남양주 구리 등 호남 출신이 많거나 젊은층이 많은 지역을 각각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양당 관계자들은 선거를 10여일 앞두고도 섣불리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는 민주당 노 후보가 한나라당 이 후보에 다소 앞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나라당 인천시 선거대책본부장인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부동층이 20%에 달한다. 30대 주부층을 집중 공략해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고 했고, 민주당은 두자릿수에 육박하는 지지도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민주당은 다만 한나라당에 비해 조직적 열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com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대구-경북▼
이미 ‘분위기’가 한나라당 쪽으로 기운 탓에 유권자들이 선거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구 경북(TK)의 표심이 부산 경남이나 충청 지역과 달리 너무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구 경북도지부 관계자들도 “20, 30대 젊은 유권자들의 동향에 신경이 쓰이지만 한나라당으로 기울어진 판세가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유권자들은 “TK에서는 민주당의 후보단일화가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부동층까지 흡수하면 80% 득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측은 “민주당 지지도가 후보단일화를 기점으로 20%를 넘어섰다”며 “노무현-정몽준의 합동유세가 시작되면 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구와 경북 포항 구미지역의 20, 30대 젊은 유권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사이버 홍보전은 물론 거리유세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구보다는 경북지역 공략에 집중하면서 한나라당이 상대적으로 약세라고 판단하고 있는 포항과 구미에서 맞불 유세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광주-전남북▼
최근 계모임이나 동창회 자리에서 “반작용을 피하기 위해 표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만큼 노무현 후보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된다.
호남지역에서의 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11월28일) 마지막으로 실시된 한 지역여론 조사결과(82.5%)보다도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전남도지부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97년 김대중(金大中) 후보의 득표율(광주 96.3%, 전남 92.9%)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선거 관계자들은 지지율보다는 투표율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15대 대선의 경우 광주 89.9%, 전남 87.3%, 전북 85.5%로 전국 평균 투표율(80.7%)보다 크게 높았다.
현재 민주당은 ‘고정표 다지기’, 한나라당은 ‘두자릿수 득표율’을 목표로 삼고 있으나 대세는 이미 결정됐다며 각당 모두 힘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역 당직자들이 중심이 돼 거리유세를 벌이는 한편 영상홍보차량을 동원해 일선 시 군 구를 순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치보복 근절, 인사탕평책, 전남도청이전 반대 등의 공약을 통해 민심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광주〓김 권기자 goqud@donga.com
▼강원-제주▼
강원 지역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역 응답자가 50∼70명에 불과해 정확한 여론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백중지세’라는 얘기가 무성하다.
그러나 현지 정치권과 선거 관계자들은 현재 노 후보의 단일화 효과가 어느 정도 희석되면서 이 후보의 지지도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강원도지부는 최근 이 후보의 강원지역 내 득표 목표를 55%에서 60%로 상향조정했다. 민주당 강원도지부는 “노 후보가 약간 뒤지거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두 번의 TV 합동토론이 끝나면 확실한 선두로 부상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의 경우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실정. 제주지역은 역대 선거에서 정당보다는 인물 위주의 투표 성향을 보였듯이 이번 대선에서도 인물 선호도에 따라 표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13∼15대 대선 때 제주에서 1위 득표를 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관심을 끌고 있다.
요즘 한창 감귤을 수확하는 농번기라서 주민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탓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소규모 거리유세에 주력하고 있다.
강원-제주 선거인 수 현황 | |||
선거인 수 | 비율(%) | ||
강원 | 1,132,075 | 3.2 | |
제주 | 391,361 | 1.1 |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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