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日 유도여왕 다무라 료코 부활

  • 입력 2002년 12월 9일 17시 56분


‘유도 여왕’ 다무라 료코(27·일본·사진)는 건재하다.

지난해 뜻하지 않은 무릎부상, 이어 올 4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의 충격적인 패배. 이 때문에 올해 일본열도는 ‘다무라 시대는 끝나는가’라는 화두로 들끓었다.

다무라의 패배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 유도계의 화제이기도 했다. 다무라가 누구인가. 17세 때인 92년 혜성같이 등장해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하고 93년과 95년 세계선수권을 연속 제패한 ‘세기의 유도 여왕’이 아닌가.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준결승까지 80연승을 달리던 다무라는 결승에서 만난 북한의 계순희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97, 99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01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세계선수권대회 5연패는 세계유도사상 초유의 기록.

그런 다무라가 슬럼프에 빠져든 것은 지난해 말. 훈련도중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쳤고 그 후유증으로 부산아시아경기 출전권이 걸린 올 4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후쿠미 도모코에게 져 65연승 행진의 종지부를 찍은 것.

그러나 다무라는 8일 끝난 2002후쿠오카국제여자유도대회에서 우승하며 오뚝이처럼 부활했다. 여자 48㎏급 결승에서 올 부산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인 기타다 가요에게 유효 1개를 뺏으며 우세승을 거둔 것. 다무라는 8강전에서 2차례 유럽챔피언에 올랐던 프레데리크 조시네(프랑스)에게 우세승을 거둔 뒤 4강전에서는 자신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후쿠미를 상대로 효과 2개를 따내며 깨끗이 설욕했다.

다무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후쿠오카대회에 12번 참가해 모두 우승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통산 204승5패, 97.6%라는 경이적인 승률의 주인공인 다무라는 우승 후 “진정한 챔피언전은 항상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지난 4개월 동안 최선을 다했고 그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무라는 2년간 사귀어 온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외야수 다니 요시도모(29)와 내년 봄 결혼한다. 그는 내년엔 세계선수권대회 6연패, 2004년엔 올림픽 2연패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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