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정보의 자유롭고 평등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인터넷은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함께 민주주의의 새 시대를 열어줄 수 있는 신천지로 간주되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PC통신 축구 동호회에서 출발한 ‘붉은 악마’가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월드컵 열기를 폭발시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익명성을 바탕으로 정보 접근과 확산이 자유로운 인터넷의 특성이 얼굴 없는 사이버 테러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혐오하던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국가적 폭력과 다를 바 없다. 공통된 관심사를 찾아 어울리는 것이 인터넷 문화의 특징이지만,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는 극단성 역시 군사문화와 차이 없는 정보화시대의 억압이자 독재이다.
민주화는 현실 세계에서만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다. 사이버 세상에서도 민주화는 필요하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각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의견과 차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관용하며, 윤리의식을 갖고 호혜평등의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일굴 때가 되었다. 인터넷 독자 역시 ‘언론’을 자처하며 무책임한 정보를 쏟아내는 일부 사이버 매체를 걸러내는 안목도 키워야 한다. 시민의 힘으로 광주 민주화운동과 87년 민주화운동을 일으킨 것처럼 이제 이번 대선을 인터넷의 민주화운동으로 승화시킬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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