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기자 100문, 李-盧 100답 7]문화 체육

  • 입력 2002년 12월 13일 19시 35분


문화 종교 체육 분야의 경우 뚜렷한 쟁점이 없어서인지 두 후보의 정책진단과 해법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일부 현안들에 대해서는 미세한 차이점이 엿보였다.

연극 관람객 급감 현상에 대한 두 후보의 해법이 그렇다.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간섭과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데 반해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소극장 시설 개선과 연극강사 풀(pool)제 확대, 사랑티켓 제도 전국 확대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위기에 처한 인문학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인문학에 대한 인식전환을 강조하는데 그쳤으나, 노 후보는 도서관 장서 확대와 연구사서, 대학 내 인문학연구소 지원 강화 등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은 내놨다.

체육정책 담당 부처를 문화관광부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문광부 내 체육국 확대와 외청 설치 등의 대안을 제시했고, 노 후보는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정부진단위원회' 진단결과에 따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고질적인 체육경기 단체장의 낙하산 인사 근절 방안에 대해 이 후보는 정치권 외압을 배제하겠다고 했으나 노 후보는 지금도 민간 자율로 선출되고 있다는 정부측 논리와 유사한 답변을 내놓았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문화 체육 분야 이회창, 노무현 후보 답변
질문이회창 후보노무현 후보
91.중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허용할 뜻은기본적으로 종교지도자의 방한을 막는 것은 온당치 않다논란이 있다. 종교계 의견, 국민정서, 국제관계를 고려해 결정하겠다
92.스크린쿼터 폐지논란에 대한 견해는 한국영화가 자생력을 확실히 확보할 때까지는 유지하겠다한국영화가 안정적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유지하겠다
93.연극 관객이 급감하지만 문예진흥기금은 별 도움을 못 준다연극계에 대한 문예진흥기금 등의 지원과 함께 연극 관계자들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소극장 시설개선, 연극강사 풀제 확대, 사랑티켓제도 전국적 확대 등을 통해 연극을 살리겠다
94.한국 문화콘테츠진흥원장의 직급을 차관급 이상으로 올릴 의향은문화부문의 특성을 감안, 정부의 전체 경쟁력과 문화예술의 활성화 제고차원에서 폭넓게 의견수렴해 합리적 대안 검토하겠다문화산업의 중요성 감안하면 원칙적 찬성. 단순비교는 옳지 않으나, 현재 원장은 차관급 예우를 받고 있다
95.위기에 빠진 인문학을 살릴 방안은기초학문 강화와 학문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인문학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학술진흥재단에 1000억원 예산 지원중이다. 인구 11만명당 1곳에 불과한 도서관을 6만명당 1곳으로 늘리겠다. 연구사서제도 도입하겠다
96.일본 문화 전면개방에 찬성하나성인영화, 비디오와 같은 미개방 부분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 한일관계와 국내 문화산업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히 개방 시기를 결정하겠다현재 지연된 것은 성인영화 등 일부분이다. 일본이 과거사 해결에 최선 다하면 문화개방은 확대할 수 있다
97.영상물 등급위원회 폐지의사는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심의제도를 개선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해 등급 심의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장기적으로 민간자율기구화하겠다. 심의과정 투명성 위해 여성 노동계를 위원회에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98.문화관광부에서체육정책부서를 독립시킬 뜻은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현 문화부 내 체육국을 확대하거나 청소년 업무와 연계한 외청 설치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정부 진단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
99.체육경기단체장의 낙하산 인사를 근절할 방법은정치권의 외압을 배제하고 각 단체회원들이 자율적으로 전문가를 선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단체장을 지명하지 않고 민간에서 자율 선출하고 있다. 그러나 규정과 현실 차이는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
100.체육예산을 국내총생산(GDP) 1%로 인상할 뜻은 국민의 체육 수요를 감안해 점차적으로 늘리겠다예산목표를 결

ㅗ求?것보다 정확한 예산평가에 따른 운용이 중요하다

▼문화 체육분야 실무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현장 경험자들이 문화관광 분야 공약개발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문화예술 분야에선 국제팬클럽 한국본부회장인 성기조 전 교원대 교수, 관광은 이장춘 경기대 관광대학원장, 체육은 임태성 한양대 체육학과 교수, 청소년은 박명윤 청소년연구소 이사장이 중심 역할을 했다. 종교는 하순봉(河舜鳳) 당 불자회장의 최종 감수를 거쳤다.

후보 쪽에서는 신현웅 김휴종 문화예술 특보가 참여했고, 심재철(沈在哲) 제3정책조정위원장과 고흥길(高興吉) 문화관광정책위원장이 최종 조율했다. 실무책임은 정경훈(鄭京薰) 문화관광 수석전문위원이 맡았다.

▽민주당='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등 외곽조직이 핵심 역할을 했다. 영화배우 문성근(文盛瑾)씨와 명계남(明桂男)씨, 영화 '박하사탕'의 이창동(李滄東) 감독 등이 방송 연극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면서 공약수립에 도움을 줬다. 자문교수단인 문승현 경희대 교수와 이종오 계명대 교수 등 10여명의 교수들이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당내에서는 정범구(鄭範九) 신기남(辛基南) 정동채(鄭東采) 의원 등 문광위 소속 의원들과 이미경(李美卿) 선대위 문화예술 위원장 등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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