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美언론, 고어 차기대선 불출마에 찬사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8시 21분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사진)에게 미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민주당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한 깨끗한 처신 덕택이다.

뉴욕 타임스는 17일자 사설에서 “고통스러웠을 것이 분명한 불출마 결정으로 고어 전 부통령은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뿐 아니라 전 국민의 찬사를 받을 만하다”며 “그의 결정은 단호하고 깨끗하며 놀라운 것이었다”고 치켜세웠다.

타임스는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과 재대결한다면 이는 희망찬 미래보다는 씁쓸했던 과거를 되새기는 선거전이 될 것이라는 고어의 말은 아마도 옳겠지만 그보다 고어 전 부통령이 스스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그를 더욱 품위 있게 보이게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진보 진영인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가 민주당 지지기반을 잠식하지 않고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적극 지원했다면 부시 후보를 충분히 누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타임스는 “이 같은 가정은 끝이 없겠지만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이 선거전을 신속하고 용기 있게 마무리지은 점과 국가 안보보다 자신의 야망을 앞세우지 않은 점에 대해 언제나 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 스트리트 저널 사설은 “일반 유권자의 표를 가장 많이 얻었던 후보가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결정은 현명하고 품위 있는 처사로 받아들여진다”고 칭찬했다. 저널은 “고어 전 부통령의 결정은 그가 훗날에 다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보전토록 했다”면서 “다음 승부는 아마도 2008년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의원과 벌이게 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USA 투데이 사설은 “고어 전 부통령은 차기 대선 불출마를 결정함으로써 자신의 말대로 미국이 차기 대선에서 미래보다는 과거에 초점을 맞추는 사태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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