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정 대표는 공조파기 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는 중에도 울산 중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자신을 4번이나 뽑아준 데다 ‘영원한 텃밭’임을 자임해온 울산인 만큼 자신이 직접 공천한 중구청장 출신의 당락이 이후 정치적 입지의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중구 보궐선거 실시 일정이 확정된 이후 네 차례나 현지를 방문, “5년 뒤 나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위해서라도 전 후보를 지지해 달라”며 지원유세를 했다. 17일에는 중앙당 당직자들과 함께 오전 7시부터 중구 우정동 사거리에서 우유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며 길거리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부인 김영명(金寧明)씨도 전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뒤 10여차례나 울산을 방문, 교회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등 중구를 샅샅이 누볐다.
정 대표가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의 한 간부는 “자신의 선거보다 더 정성을 들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보수층이 많은 이곳에서 ‘정 대표 지지〓노 후보 지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 후보는 한나라당 정 후보에게 예상 밖의 큰 표 차로 패배했다. 결국 정 대표는 선거공조 파기로 ‘국민적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에 겹쳐 큰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됐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