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21 울산 보선 패배…정몽준 텃밭 쓴잔 '치명타'

  • 입력 2002년 12월 20일 00시 14분


한나라당 소속 김태호(金泰鎬) 전 의원의 작고로 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된 울산 중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통합21 전나명(全那明·63) 후보가 한나라당 정갑윤(鄭甲潤·51) 후보에게 패배함으로써 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통합21과의 공조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실제 정 대표는 공조파기 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는 중에도 울산 중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자신을 4번이나 뽑아준 데다 ‘영원한 텃밭’임을 자임해온 울산인 만큼 자신이 직접 공천한 중구청장 출신의 당락이 이후 정치적 입지의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중구 보궐선거 실시 일정이 확정된 이후 네 차례나 현지를 방문, “5년 뒤 나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위해서라도 전 후보를 지지해 달라”며 지원유세를 했다. 17일에는 중앙당 당직자들과 함께 오전 7시부터 중구 우정동 사거리에서 우유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며 길거리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부인 김영명(金寧明)씨도 전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뒤 10여차례나 울산을 방문, 교회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등 중구를 샅샅이 누볐다.

정 대표가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의 한 간부는 “자신의 선거보다 더 정성을 들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보수층이 많은 이곳에서 ‘정 대표 지지〓노 후보 지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 후보는 한나라당 정 후보에게 예상 밖의 큰 표 차로 패배했다. 결국 정 대표는 선거공조 파기로 ‘국민적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에 겹쳐 큰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됐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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