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처음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한 기원전 3만5000년부터 인간의 유전체 지도를 해독한 2000년까지. 이 책은 인류가 이어온 ‘과학의 역사’를 250개의 장면으로 설명한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가르치는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을 전공한 과학 기고가 38명이 각각 자신의 전공 분야를 중심으로 과학사의 명장면을 소개한다. 연대별로 나누어진 장마다 따라붙는 사진과 그림이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의 재미는 과학에 얽힌 뒷이야기를 살필 수 있다는 데도 있다. 벤젠 분자고리를 발견한 프리드리히 케쿨레는 꿈에서 뱀이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을 본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발견된 예수의 옷은 1988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1325년경에 만들어진 ‘위조품’으로 밝혀졌다.
과학이 남겨 놓은 250개의 이정표를 쫓아가는 과정은 너무 심각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다. 덧붙여 이 책은 1600여개의 색인이 게재돼 있어 ‘과학 사전’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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