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1등 공신으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꼽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노사모가 그동안 존속하며 활동했던 근거가 바로 노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 데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기에, 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목적’을 이뤄냈으므로 이제는 노사모의 활동반경과 영역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즉 소기의 목적을 일궈냈으므로 노사모는 앞으로 자진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다. 혹자는 ‘노무현(외 국정)을 감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단순한 팬클럽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대통령이 국정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감시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국민 모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인과 사업가들, 그리고 여러 후원단체들이 떠날 때를 놓쳐 결국 실기(失期)하고 도리어 폄하되는 모습을 자주 보아왔다. 박수 칠 때 떠나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홍 경 석 대전 동구 가양동
▼대통령 감시는 국민의 몫…해체 바람직▼
노사모는 현 상태에서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를 감시하는 일은 꼭 대규모의 조직적 활동이 아니더라도 자유로운 개인적 활동으로 충분히 가능하며, 오히려 그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대규모 조직으로서의 노사모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권력화하고 부패해 일부 구성원에 의해 사적 정치조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셋째, 노사모의 존재가 이제는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넷째, 노사모의 ‘노짱’에 대한 지지가 무조건적인 헌신과 사랑에 기인했음을 입증하는 데 ‘현 상황에서의 해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지금 노사모가 할 일은 자진 해체함으로써 그동안 자신들에게 가해진 비난과 의혹을 말끔히 해소함과 동시에 자신의 할 일을 다하고 아름답게 물러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필요할 경우 노사모는 언제든 다시 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민 서울 관악구 신림2동
▼정치개혁 이뤄낼 새 조직으로 거듭나야▼
이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를 배출함으로써 노사모가 바라는 소기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노사모 회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우리의 정치 발전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해서 정치개혁이 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정치 현실을 고려해볼 때 대통령과 정치권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개혁을 이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 노사모가 정치개혁에 대한 순수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대통령에게 직언이나 고언을 서슴지 않는 새로운 모임으로 존속되는 것이 정치개혁을 이루거나 아름답게 퇴임하는 대통령을 만드는 데도 기여하는 길일 것이다. 대통령 주변에서 권력을 좇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대통령이 올바른 귀와 눈을 갖도록 ‘시민감시대’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곽규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순지리
▼조언과 충고 아끼지 않는 세력으로 남길▼
자생적으로 출연한 노사모가 우리나라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으로서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본다. 여기에는 인터넷의 특성과 기능이 한몫 했다. 물론 일부에선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고, 그런 탓에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발전적 해체론’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노사모는 계속 남아서 대통령의 비판자 역할을 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주무기였던 ‘바람’과 ‘감성’ 대신, 이성과 지성으로 다양한 세대의 의견까지 수렴해야 할 것이다. 마침 새 정부에서는 이런 기능을 담당하는 공식 부서까지 신설한다고 하니 노사모가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전달하는 중심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선거 기간 중 들었던 ‘광신도’란 비판의 목소리도 잠재울 수 있고, 청와대를 향해 ‘고언과 충고’라는 직격탄을 마음껏 날릴 수 있을 것이다.
신선기 부산 수영구 망미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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