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최대주주가 바뀐 직후에는 ‘영화제작’ ‘인쇄업’ ‘부동산매매’ 등에 진출한다고 밝혔고, 11월 최대주주 변경 이후엔 ‘무선통신기기제조’ ‘유통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확장에 따른 결실은 가시화하지 못했고 A사의 경영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 2001년까지 3년 동안 약 120억원대의 매출과 소규모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1∼9월엔 적자로 돌아섰으며 주가도 지난해 70% 가까이 급락했다.
경영사정 악화 등으로 주인이 바뀌는 코스닥등록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새 주인’은 새로운 사업진출로 변화의 기회를 찾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잦은 최대주주 변경=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2002년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은 115개. 대주주가 3번 이상 바뀐 기업은 11개로 2001년의 6개에서 급증했다.
SK증권 투자분석부 현정환 대리는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코스닥증권시장의 거품이 걷히면서 경영에 뜻이 없는 최대주주가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기업들의 수익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잦은 최대주주 변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오성진 팀장은 “많은 벤처기업이 자체적으로는 수익을 내지 못해 인수를 통해 시너지와 수익 모멘텀을 찾으려 한다”면서 “하지만 많은 경우 실패한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지난해 3번 이상 최대주주가 바뀐 11개 기업 가운데 9개 기업의 주가는 코스닥시장 평균(―40.4%)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가오닉스 하이퍼정보 등은 9분 1토막, 8분의 1토막으로 떨어졌다. 2번 최대주주가 바뀐 바른손 씨엔씨엔터프라이즈 엔플렉스 등도 주가가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새 주인을 맞아도 새 출발을 하기 어렵기 때문. SK증권 현정환 대리는 “최대주주가 자주 바뀐 기업은 부실한 기업을 인수해 체질을 바꾸려는 근본책보다는 ‘포장’만 달리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사업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재료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손실을 보기 쉽다는 것.
회사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았다는 것이 좋은 소식일 수 없으며, 벤처기업의 경우엔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오 팀장은 “코스닥기업은 모험성이 크며 최대주주가 사업 전반에 크게 관여한다”며 “최대주주가 바뀌면 사업모델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등록기업의 최대주주 변경과 주가 | |||
종목 | 변경횟수 | 주가(2002년) | |
1월2일 | 12월30일 | ||
국제종건 | 7 | 490 | 280(-42.9%) |
가오닉스 | 4 | 3730 | 410(-89.0%) |
델타정보통신 | 4 | 2160 | 1000(-53.7%) |
하이퍼정보통신 | 4 | 4630 | 470(-89.8%) |
국제정공 | 3 | 235 | 420(+78.7%) |
벨로체피아노 | 3 | 2960 | 1010(-65.8%) |
심스벨리 | 3 | 최종부도로 11월16일 등록취소 | |
엔터원 | 3 | 2070 | 630(-69.6%) |
창흥정보통신 | 3 | 1270 | 640(-49.6%) |
포커스 | 3 | 1970 | 1320(-33.0%) |
엔플렉스 | 3 | 4450 | 850(-80.9%) |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