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삼성생명 상큼한 출발…라이벌 현대 꺾고 첫승

  • 입력 2003년 1월 3일 17시 56분


‘내가 먼저야.’ 현대 하이페리온의 센터 샌포드(가운데)가 삼성 비추미의 박정은(왼쪽)과 크롤리의 틈에서 리바운드 볼을 따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이종승기자
‘내가 먼저야.’ 현대 하이페리온의 센터 샌포드(가운데)가 삼성 비추미의 박정은(왼쪽)과 크롤리의 틈에서 리바운드 볼을 따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이종승기자
‘우린 종이 호랑이가 아니야.’

‘호화군단’ 삼성생명 비추미가 2003년을 짜릿한 승리로 열었다.

삼성생명은 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금융그룹배 2003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현대 하이페리온과의 개막전에서 76-74로 승리를 거뒀다.

직전 대회인 2002 여름리그에서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에 무릎을 꿇은 지 4개월여 만에 설욕을 한 셈.

삼성생명의 ‘베스트5’ 중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4명 모두가 국가대표 주전급.

그래서 삼성생명엔 ‘잘하면 본전, 못하면 치욕’이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닌다.

경기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미선과 박정은이 부상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변연하의 슛 감각 역시 정상이 아니어서 삼성생명이 예전 위력을 살리지 못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시즌 동안 세계선수권과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외국 강호들과 맞서며

경험을 쌓은 ‘국가대표 호화군단’ 삼성생명의 위기관리능력은

대회 첫날부터 빛났다.

4쿼터 1분52초가 진행되고 삼성생명이 60-59로 단 1점을 앞선 상황. ‘재간둥이 가드’ 이미선이

동료들에게 눈짓을 하며 상대편 코트 끝으로 달려간 뒤 노마크 속공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한번 승기를 잡자 삼성생명은 속공과 지공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여유있게 상대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포인트가드 없이 서로 기회가 생기는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 줘 상대 수비를 흔드는 작전.

이미선이 곧바로 다시 레이업슛, 이어 박정은과 김계령이 연달아 오픈찬스에서 미들슛을 성공시키자

삼성생명은 종료 5분19초를 남기고 68-61로 점수차를 벌렸다.

박정은이 여자프로농구 통산 세번째로 3점슛 300개(301개)를 달성하며

23점(3점슛 2개)으로 양 팀 최다득점을 올렸고 실비아 크롤리와 김계령이 각각 17점과 12점으로 승리를 도왔다.

이어 벌어진 신세계 쿨캣과 우리은행 한새전에선 신세계가 연장접전 끝에 95-93으로 역시 2점차 승리를 거뒀다.

승패는 불과 연장 종료 3.3초 전에 갈렸다.

93-93 동점상황에서 신세계 정선민(39득점)이 우리은행 이종애의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림에 닿지도 않고 깨끗이 통과시킨 것.

정선민은 경기 종료 22.8초 전 조혜진과 부딪쳐

오른쪽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했으나 곧바로 붕대를 감고

다시 코트에 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3일 전적
1Q2Q3Q4Q합계
삼성생명(1승)2017201976
현대(1패)1326181774

1Q2Q3Q4Q연장합계
신세계(1승)271918191295
우리은행(1패)301327131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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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은, 삼성생명 우승 해결사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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