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위대한 아시아'

  • 입력 2003년 1월 3일 18시 30분


◇위대한 아시아

윤상인 이동철 이희수 임상범 엮음/852쪽/2만원/황금가지

‘이제 눈을 돌려 아시아를 보라.’

아시아는 우리가 속해있는 곳이지만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이라는 20세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그동안 서양적 시각으로 아시아를 봤고 아시아를 이해했다. 특히 학문적 이론과 지식의 수입이 주로 서구를 통해 이뤄지다보니 아시아 연구는 ‘변방의 북소리’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위대한 아시아’는 21세기를 맞아 우리의 눈으로 아시아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기획 의도에서 만들어진 책으로 아시아를 무대로 치열하게 살아간 위인 112명의 평전이다.

1945년 이후 아시아의 정치 사상 철학 경제 문화 과학계 주요 인물들을 각 분야의 국내 연구자들이 원고지 30장 분량으로 정리했다.

아시아 위인 112명 중에는 마하트마 간디, 덩샤오핑 등 정치 지도자부터 무라카미 류, 브루스 리 등 대중스타까지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일반독자들은 처음 들어본 듯한 이름도 많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권에선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위대한 작가이자 인도네시아의 양심으로 평가받는 프라무디아 아난타 투르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리상 가깝지만 심리적으로 먼’ 아시아를 심리적으로도 가깝게 하지 않으면 학문적 ‘세계화’가 실제로는 ‘서구화’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 위인의 정리 작업은 국내 ‘아시아학’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위대한 아시아’에는 제목과는 달리 평가가 부정적이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도 포함돼 있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일본 히로히토, 캄보디아 폴 포트, 사우디아라비아 오사마 빈 라덴 등. 그들의 역할과 활동 역시 미래의 아시아를 위해 한번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취지.

아마 이 책 한권에 소개된 20세기 후반 주요 인물을 통해서라면 아시아 역사와 사회 문화의 흐름을 대강 파악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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