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과 맞물려 ‘핫 이슈’로 떠올랐던 돔구장 건설계획이 지지부진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박용오 총재는 “올해 최대목표는 돔구장 건설”이라고 천명했지만 실현가능성은 미지수.
▽왜 필요한가
팬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선수들이 추위 때문에 고생하던 장면을 기억한다. 당시 삼성과 LG 선수들은 언 손을 녹이기 위해 연신 입김을 불어댔고 내복에 목도리 등 갖가지 방한도구로 추위를 막았다. 추위에 떨기는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돔구장이 생기면 선수와 팬 모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또 미국이나 일본처럼 경기장 자체를 상품화해 관광 수입이나 이벤트 수입을 챙길 수 있고 비시즌엔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엔 8개, 일본 프로야구엔 6개 돔구장이 있다. 세계최초의 돔구장은 1965년 미국 휴스턴에 지어진 애스트로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KBO는 지난해 9월 문화관광부에 돔구장의 효용과 필요성, 경제적 효과 등을 설명한 ‘드림필드 프로젝트’를 제출했다. 하지만 현재 이 프로젝트는 현안에서 밀려 보류상태. KBO는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적극적으로 돔구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방보다 서울 건설이 우선이다.
90년대 초반 LG 트윈스가 뚝섬지역에 월드컵경기장과 함께 돔구장 건설을 추진, 착공까지 했으나 당시 특혜시비에 휘말려 무산된 적이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공사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방법은 없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재원 마련이다. 한 기업이 단독으로 돔구장 건설을 짓기는 재정부담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형편. 시와 그룹이 공동건설하고 야구단이 장기임대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미국의 경우 98년에 개장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 뱅크원볼파크는 4200억원의 공사비중 68%를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지방정부가 댔고 나머지를 구단에서 부담한 뒤 3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었다. 외국에선 좌석 영구 판매권(PSL)을 미리 팔아 20∼30%의 건설비용을 충당하기도 한다.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무엇보다 민관합작이 이뤄져야 한다. 민은 전광판 건설 등 소프트웨어 쪽을 맡고 관은 부지마련 등 하드웨어 쪽을 분담하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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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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