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군 방문’ 반미 진화 계기 되기를

  • 입력 2003년 1월 15일 18시 50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한미 연합사령부 방문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관계 및 주한미군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노 당선자의 대미관(對美觀)을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에게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반미주의자는 극소수’라고 강조한 데 이어 이틀만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몸으로 재확인했으니 진의를 충분히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군측도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예포 21발을 쏘고 상세한 브리핑을 하는 등 노 당선자의 방문을 극진하게 예우했다. 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한국 대통령당선자의 미군부대 방문이 주한미군들에게도 적지 않은 격려가 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의 행보는 미 정부와 미국인들에게도 주목의 대상이 될 것이다. “반미면 어떠냐”는 발언 등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그에 대해 갖고 있던 의구심과 불안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미군을 직접 찾아 다독이는 당선자를 보고 안도하는 국민도 많다.

그의 미군 방문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 주한미군은 최근 미 언론이 지속적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현안이다. 한국의 여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일부 미국인들의 움직임에도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된다. 북핵위기 속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거론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반미감정과 주한미군 철수를 한미 이간을 위한 호재로 이용하고 있지 않는가. 한미간에 오해와 불안을 해소하고 동맹관계를 다지는 것은 핵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미국 이민 100주년, 동맹 50주년을 맞은 한미관계는 노 당선자가 지켜야 할 차기 정부 외교의 핵심축이다. 그의 미군 방문이 반미감정의 확산을 차단하고 양국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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