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장중/'유권자 표본지역' 고양서 정치실험을

  • 입력 2003년 1월 16일 18시 50분


제16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 결과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살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 투표율과 후보자별 득표율이 전국 평균과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고양시는 71.86%의 투표율을 나타내 전국 투표율 70.8%와 1%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또 고양시 유권자는 이회창 후보 46.98%, 노무현 후보 48.85%, 권영길 후보 3.66%의 지지를 보냈는데, 이는 각 후보의 전국 득표율과 0.1%포인트 내지 0.3%포인트 범위에서 정확하게 일치한다.

제13대 대선 이후 고양시는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별 지지도가 전국의 그것과 거의 일치했고,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도 전국과 경기도의 표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속적인 일치현상’이 나타났다. 고양시가 전체 유권자의 표심을 대변하는 ‘표본지역’이 된 것이다. 이곳 유권자들은 어떤 정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거나 특정 정치인에게 몰표를 주지 않는다. 이들의 ‘정치적 입맛’이 까다롭고 정치에 대한 평가가 그만큼 ‘깐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시에서 한국의 정치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치실험이 시도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논의되는 ‘절충식 중대선거구제’의 도입이나 공직후보의 ‘상향식 공천’ 모델을 검증해보고, 나아가 미국 대선 때 뉴햄프셔에서 첫 예비선거를 하는 것처럼 고양시에서 예비선거를 시작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김장중 정보와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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