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후속 기사에서 “‘미국의 대북 공격 가능성’에 대한 노 당선자의 일반적 언급을 ‘대북 공격 가능성을 미 행정부 내에서 논의·계획·고려했다’고 보도한 것은 부정확한 인용이고, 당선자의 뜻을 왜곡할 수 있다”는 이낙연(李洛淵) 당선자대변인의 논평을 전했다.
그러나 이번 소동을 ‘한 통신사의 실수’에 따른 해프닝으로만 여기고 잊어버려서는 안 되며 뭔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먼저 이번 소동은 노 당선자의 말 한마디가 갖는 국제적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노 당선자는 TV토론에서 “당선자 전용 특수 차량을 탈 때만 대통령에 당선됐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언행 하나하나는 이미 세계 주요 국가와 유수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노 당선자가 앞으로 ‘하고 싶은 말’을 준비할 때 자신의 진의(眞意)를 오해하거나 잘못 해석하지 않도록 표현을 고치고 다듬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노 당선자는 몇 차례의 ‘설화(舌禍)’를 겪을 때마다 “일부 언론이 과장 왜곡 보도했다”고 반박해 왔다. 그런 생각에서 표현을 가다듬기보다는 언론을 거치지 않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쪽을 선호했다.
그러나 대국민 TV토론에서 발생한 이번 ‘AP통신 오보 소동’은 그런 직접 대화 방식에도 ‘또 다른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민감한 외교 문제에 대한 발언은 ‘신중하면 신중할수록 좋다’는 교훈을 일깨워 줬다.
더욱이 이번 소동은 북한 핵 문제의 폭발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노 당선자에게 실감시켜 줬다고 생각된다. 미국 백악관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보도된 노 당선자의 발언’을 즉각 부인한 것만 봐도 그렇다. 미국측이 노 당선자측에 사실 확인도 하기 전에 그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을 ‘경솔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한반도의 핵 위기 상황이 그만큼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으로 해석해야 옳을 것 같다.
부형권 정치부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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