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는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확실시되는 절박한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런 불행 이전에 남북간 대화를 통해 해결의 단초가 마련된다면 그보다 다행스러운 일은 없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핵 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뒤 1월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에 이르기까지 계속하고 있는 잘못된 행보를 돌이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측 고위인사를 만날 임 특사가 명심해야 할 일들이 있다. 무엇보다 신속하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북한의 핵 포기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핵 동결 해제 원상복구, NPT 복귀 등도 분명하게 요구하기 바란다. 핵 문제는 북-미 현안일 뿐 아니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남북한의 현안이라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이 같은 요구는 김 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될 김 대통령의 친서에도 담겨지는 것이 옳다.
임 특사가 방북 활동을 최대한 투명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개적 대화보다 특사파견이라는 은밀한 채널에 무게를 두어온 정부의 대북 전략에 다수의 국민이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대화가 여의치 않다고 해서 일방적 양보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임 특사는 현 정부 대북정책의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욕심보다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토록 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현 정부의 임기는 불과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측의 이종석 인수위원이 동행토록 한 것은 적절하다. 임 특사는 핵 문제의 완벽한 해결을 위해 차기 정부와 북한의 대화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도 원만하게 수행해야 한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