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신생 의대 학생들이 밤새워 공부해 좋은 성적이 나왔는데 이런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또 많은 사람은 “신설 의대가 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응시자 수를 제한하는 현실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몇몇은 “우리 대학은 최근 성적이 매우 좋은데 왜 언급하지 않았나”라고 비난했다.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한된 지면 사정으로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한 점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
필자는 이런 논란이 보다 훌륭한 의료인들이 쏟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우선 지방대들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응시자를 제한했다는 것은 적어도 올해에는 과장된 소문이다.
3년 연속 합격률 100%를 기록한 서남대의 경우 졸업생 49명 전원이 합격했고 다른 대학도 대부분 사정이 비슷했다.
필자는 시험 결과를 통해 명문 의대의 판도가 변한다는 낌새를 느꼈다. 특히 울산대와 성균관대의 성장에 주목한다.
4년 연속 100% 합격률을 기록한 울산대는 교수 1명이 학생 1명을 책임지고 지도한다. 성균관대는 32명 중 1명만 떨어졌는데 매년 교수와 학생 7, 8명을 열흘 동안 외국 유명 대학에 보내 현장실습을 시키고 있다.
두 대학 모두 기존 방식과 다른 교과 과정을 도입했다. 예과 때에는 교양과목을 철저히 배우도록 한다. 또 본과 수업은 소그룹 단위로 이론과 실습을 연계하는 문제해결방식(PBL)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최근 출제경향이 바뀐 의사시험에도 유리하다.
두 대학은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 엄청나게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고 사회 곳곳에 의대생을 보내 현장을 배우게 하는 연세대나 실습 위주로 교과과정을 성공적으로 바꾼 가톨릭대, 한양대, 대구가톨릭대 등 많은 대학의 노력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울산대와 성균관대 두 대학의 성장은 훌륭한 의사를 만드는데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훌륭한 의사를 배출하면 나중에 의료비가 대폭 절감된다. 국가적으로 의료인 양성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의료발전특별위원회가 의사시험에 실습 능력 검증을 추가하고 수련 제도를 개선하는 등 새로운 의사 인력 수급 방안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다 보다 교양 있고, 겸허한 의사를 양성하도록 대학의 교육과정이 확 바뀐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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