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농·구·3·代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05분


자신을 지명한 SBS스타즈 정덕화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호진(오른쪽). 사진제공 SBS
자신을 지명한 SBS스타즈 정덕화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호진(오른쪽). 사진제공 SBS
‘농구 3대(三代) 만세.’

가업을 잇는 일이 흔하지 않은 요즘 세태에 3대째 농구 외길을 걷는 집안이 있다.

농구원로 윤환섭옹(86)-한국농구연맹 경기감독관 윤평로씨(53)-연세대 포워드 윤호진(23)이 그들이다.

할아버지 윤환섭옹은 1917년생이고 아들 평로씨는 1950년생. 그리고 손자 호진은 1980년에 태어났으니 70년 가까이 대를 이어 농구코트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 여주가 고향인 윤옹은 휘문고보와 보성전문(현 고려대)을 거치며 1940년대 최고의 포워드로 이름을 날렸다.아들 평로씨도 경복고를 졸업한 뒤 69년 한국은행에 입단,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1979년 은퇴 후에는 한국은행 코치와 감독을 역임했고 카타르에서 농구 지도자로 일했다.

윤호진 역시 ‘농구인의 피’를 이어받았다. 아버지가 처음 반대하는 바람에 구로중 3년 때 뒤늦게 농구를 시작한 윤호진은 전담코치를 자청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개인 지도를 받으며 기량을 키워갔다.아버지는 휴일이면 기본기부터 자세하게 가르쳤고 할아버지는 손자의 경기를 지켜본 뒤 꼼꼼하게 장단점을 메모해 알려줬다.

윤호진은 28일 열린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SBS 스타즈의 지명을 받고 꿈에 그리던 프로무대에 뛰어들게 됐다. 1m94의 키에 찰거머리 수비가 특기.

프로농구에서 김영기-상식(SBS 스타즈) 한영남-정훈(SK빅스) 강호석-준구(SK나이츠)등 2대에 걸친 농구 선수는 많지만 3대 농구 선수는 윤호진이 처음.

윤호진 집안은 알아주는 농구집안. 이들 3대외에도 윤평로씨의 형 선로씨가 한양대와 기업은행에서 농구를 했고 여자국가대표 가드 출신으로 삼성생명 코치를 맡고 있는 정미라씨는 윤평로씨의 고종사촌 동생.

또 명지고와 단국대에서 뛴 오세호씨와 태평양과 이화여대에서 뛴 세자씨 남매는 윤평로씨 조카이며 세자씨 남편 장일씨도 상무와 SBS 코치를 거쳐 방송해설가로 활동하는 ‘농구 대가족’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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