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지난 2년 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던가. 우리 강원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동계올림픽을 치를 수만 있다면 지구 어디라도 가야 한다는 심정으로 끝이 보이지도 않는 길을 달리고 또 달렸다.
우선 너무나 치열했던 국내의 유치전, 1차 서류신청 후 공식 후보도시로 선정되기까지 밤낮 없이 관련 요원들과 하나되어 뛰어야 했다. 1월1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최종 신청파일을 접수하기까지 일련의 쉼 없는 과정과 난관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일의 추진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국민 모두에게서 이해와 확신, 그리고 공감을 얻어내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강원도민들조차 ‘감히 한국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참으로 난감했다. 보이지도 않고 해보지도 않았던 일을 말만으로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그런데 우리는 ‘감히’라는 벽을 뛰어넘어 공식 후보도시가 되었다.
이제 당장 14일이면 평가위원회가 평창에 도착해 면접시험과 같은 실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7월2일 체코 프라하에서 최종 개최지가 결정되기까지 절체절명의 고비가 남아 있다. 어쩌면 지옥과도 같은 장정을 우리는 가야만 한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내 좌우명이라 할 수 있는 ‘심지기위의(心之起爲意·꿈꾸는 자는 이루어 낼 수 있다)’대로 앞을 향해 달리면 다음은 하늘이 도우실 일이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는 이유는 강원도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88서울올림픽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한 단계 도약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비단 우리뿐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일이다. 지난해 6월 월드컵 경기도 마찬가지다. 동계올림픽도 예외가 아니다. 수십 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구상에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치른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우리가 그 일곱 번째 나라가 되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에서 올림픽을 완성시키자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인지도 면에서 우리가 경쟁도시인 캐나다의 밴쿠버나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평창이 갖는 장점은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와 국민적 열기, 거기에다 아시아권에서 확산되고 있는 동계스포츠에 대한 열의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실향민이 가장 많은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 분단도(道)에서 통일을 향한 주춧돌을 놓고 싶은 꿈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동계스포츠의 본고장이라는 확신과 함께 통일에 대한 불씨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 이 일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전 국민의 동참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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