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막을 수도, 그렇다고 매번 태극기를 풀 수도 없었던 강씨의 머릿속에 번쩍 떠오른 아이디어는 ‘360도 회전하는 깃대’였다.
태극기를 따라 깃대가 함께 움직이면 감길 염려가 없다고 생각한 강씨는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파이프를 구입해 회전 깃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300g이 넘는 파이프의 무게 탓에 깃대가 태극기를 따라 회전하지 못하는 등 실패의 연속이었다. 마침내 지난해 9월 특수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깃대가 강씨의 실험을 통과했다. 무게 90g의 알루미늄 깃대를 만드는 데만 600만원이 들어갔다.
같은 해 10월 실용신안 등록을 마친 강씨의 태극기는 금세 소문이 났다. 서초구에 3600개가 게양된 것을 시작으로 서울과 부산, 울산의 자치구에 1000여개씩 보급됐다.
강씨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올 1월에는 가정용 태극기 제작에 나섰다.
그 결과 감기지 않는 것은 물론 풀지 않고 그대로 보관할 수 있어 구김이 생기지 않고 조기(弔旗)를 게양할 때는 깃봉을 위로 당기면 되는 태극기를 만들었다.
강씨는 3·1절 때 이 ‘특별한’ 태극기 100개를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준다.
강씨의 홈페이지(http://www.flagkorea.co.kr)에 접속해 게시판에 글을 남긴 뒤 3월 1일 오전 11시∼낮 12시에 서울시청 안의 공원으로 오면 태극기를 받을 수 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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