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이사장 서영훈·徐英勳)는 27일 “재미동포 김운하(金雲夏·66)씨로부터 미주지역 독립운동 관련 자료 1500여점을 기증 받았다”고 밝히고 30여점을 먼저 공개했다. 김씨는 도산 선생을 도와 독립운동을 했던 김형순 선생의 손자로, 미국에서 1980년대까지 발행됐던 ‘신한민보’의 발행인 겸 편집국장을 지냈다. 이번에 기증한 자료는 김 선생이 모았던 자료를 물려받은 것이다.
공개된 자료 중에는 미주지역 최초의 한인 민족주의 단체인 ‘공립협회’의 회원 명부와 도산 선생이 조직한 ‘대한인 국민회’의 임원록이 포함돼 있다. 또 미주 동포들이 공립협회와 국민회에 ‘애국금’이라는 이름으로 기증한 자금의 영수증과 장부도 발견돼 당시 미주지역 독립자금의 규모와 흐름도 추정할 수 있다. 1919, 1920년 ‘국민회’에는 297명이 약 3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밖에 1925년 5월11일 상하이(上海)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 박은식이 미주 대한인 국민회 중앙회장인 최진하를 주미 외교위원장으로 임명한 임명장과 상하이판 ‘독립신문’의 192∼198호,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발행한 항일잡지 ‘용진(勇進)’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들 자료 외에도 도산 선생이 손수 짠 책장과 선생이 사용했던 대한인 국민회 의사봉도 공개됐다.
도산사상연구회 이만열(李萬烈·숙명여대 한국사학과 교수) 회장은 “이번에 기증 받은 자료는 해외 한민족의 독립운동 과정과 재정 지원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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