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국민과의 접촉기회를 넓혀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청와대의 약속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개브리핑 제도를 활성화하겠다면서도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이나 입장표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 청와대 대변인의 아마추어적인 행태는 이런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이 있을 때마다 ‘모르겠다’ ‘아는 게 없다’고 쩔쩔매니 과연 그를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청와대 취재를 봉쇄해 사실상 언론의 유일한 취재창구인 청와대 대변인의 이런 미숙함은 그대로 ‘참여정부’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할 대변인 자리에 그처럼 초보적인 인사를 앉힌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본다. 청와대측은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결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일부 기업에 대해 가판신문 구독조사를 한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판신문을 안 보겠다고 한 후 이뤄진 조사여서 가판을 보지 말라는 간접적인 압력으로 비칠 소지가 큰 것이다. 노 대통령과 가까운 특정세력이 ‘조폭언론 진압단’을 만들어 절독운동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정권이나 친여세력이 독자의 신문선택권까지 침해하려는 발상이 무섭기만 하다.
언론이란 ‘진압’이나 길들이기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가야 할 민주주의의 기본재산이다. 새 집권세력은 지난 정권이 이런 점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해 얼마나 큰 국가적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겪었는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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