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승표의 스포츠의학]농구 황제의 무릎 부상

  • 입력 2003년 3월 4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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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40)이 무릎 부상으로 시달리고 있다.

지난 주 휴스턴의 야오밍과의 승부에서 35점을 넣으며 전성기에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줄 때에도 보호대를 차고 나오더니, 급기야 일요일 벌어진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는 무릎이 부어 올라 팀의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 보아야만 했다.

조던은 프로생활 중 부상이 거의 없었던 선수다. 1985년 발가락이 부러져 잠시 쉬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17년간 부상자 리스트에 오른 적이 없었다. 매 경기 마다 상대편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때로는 거친 반칙까지 감수해야 하는 그가 부상 없이,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 온 비결은 무엇일까?

조던은 최신 스포츠 의학의 혜택을 모두 누리고 산다. 시즌이 끝나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음 시즌을 위한 몸 만들기 작업으로 들어간다. 자신의 집에 있는 체육관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체력 훈련을 하고 영양사와 요리사가 체력 증진에 필요한 식단을 조던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 바친다. 주기적으로 주치의에게 몸 상태를 점검 받는다. 이런 식으로 비시즌 동안에 몸을 만들고 부상을 치료한 다음 시즌에 진입하여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것이다.

경험과 기량은 30대 이후에도 계속 발전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이를 소화해낼 수 있는 체력이다. 해마다 체력을 보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선수는 30대에 들어와서 노화 현상이 가속화된다. 여기에 부상을 적절히 치료하지 못한 결과 조기 은퇴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 나라 선수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인종과 먹는 것이 달라서 그렇다고 하지만 이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도 프로 선수가 할 이야기는 아니다.

이번 조던의 무릎 부상은 다른 선수와 부딪히면서 생긴 ‘사두근 건염’이다. 적절한 휴식과 재활에 의해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도 이제는 “마음은 여전한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라고 이야기한다. 해마다 비시즌을 잘 활용하여 체력을 비축한다면 30대 후반에도 얼마든지 전성기를 누릴 수 있지만 역으로 자연적인 노화 현상을 근본적으로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피터팬’으로 불렸던 조던. 올해로 40세가 된 그가 다시 부활하여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을까.

은승표/코리아 스포츠 메디슨 센터·코리아 정형외과 원장 http://kosm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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