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잠깐! 무리하면 탈나요"…과도한 연습 부상 지름길

  • 입력 2003년 3월 5일 16시 46분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해 둬야 부상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동계훈련 동안 아령을 이용해 근력을 키우고 있는 프로골퍼 김미현.사진제공 KTF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해 둬야 부상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동계훈련 동안 아령을 이용해 근력을 키우고 있는 프로골퍼 김미현.사진제공 KTF
겨우내 움츠렸던 주말골퍼들이 새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쌓인 눈과 추위 탓에 잠시 놓았던 클럽을 다시 잡고 열심히 칼을 갈거나 필드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들뜬 마음에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연결되기 마련. 무엇보다도 과욕은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의의 충고다.

골프는 언뜻 보면 부상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게 사실. 산책하듯 4∼5시간을 걸어다니며 정지된 공을 치는데 어디 다칠 게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쪽 방향으로만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골프는 비접촉 스포츠(non-contact sports)이지만 몸의 균형을 깨기 쉬워 부상 가능성이 높다. 미국 스포츠의학회 조사에 따르면 전체 골퍼의 약 33%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손목과 허리 팔꿈치 갈비뼈 힘줄 등 근 골격계 손상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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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골퍼가 흔히 겪게 되는 부상은 바로 요통과 골프 엘보. 특히 골퍼들에게 만성 요통은 골프를 즐기는 데 가장 큰 적이다. 미국시니어PGA투어 통계를 보면 선수들 가운데 30%가 투어 중 한번 이상 요통으로 대회에 결장한 기록이 있다. ‘황금곰’ 잭 니클로스(63) 역시 42회(40회 연속 포함)나 출전했던 마스터스대회에 지난해 척추부상을 이유로 불참했다.

골프는 척추가 꼬였다 풀어지는 힘을 이용해 공을 치는 운동. 허리가 튼튼하다는 말은 곧 척추 주위의 근육과 인대가 튼튼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골프스윙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취하는 자세가 아니기 때문에 척추 근육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고 골퍼 중에 허리가 아픈 사람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골프로 인해 허리가 아픈 경우는 대부분 ‘염좌(sprain)’. 허리에 갑자기 무리한 부하를 줌으로써 허리근육이 삐어서 나타나는 통증을 말한다.

치료법으로는 척추운동치료와 약물, 물리치료 등이 있고 이런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척추를 고정시키고 인공 디스크를 넣어 주는 수술방법이 있다. 증상이 가벼우면 안정을 취하거나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는 것만으로도 낫지만 통증이 계속되면 미세 현미경수술이나 내시경수술 등을 받는다.

엘보는 과사용 증후군(overuse syndrome)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신체의 운동 능력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해서 근육과 힘줄에 손상이 생긴 것이다. 팔꿈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숟가락도 들지 못할 정도. 여성 골퍼는 골격이나 근력이 남성에 비해 약해 작은 신체적 스트레스에도 쉽게 발병된다. 골퍼에게 문제가 되는 부위는 왼팔의 바깥쪽 팔꿈치와 오른팔의 안쪽 팔꿈치. 특히 다운스윙과 임팩트 순간에 엘보에 가장 부담을 준다.

엘보 증세를 보이면 보호대를 차서 손목과 팔꿈치 등을 덜 쓰게 만드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 통증이 심하면 국소마취제 등으로 통증 치료를 받아도 도움이 된다. 어깨 통증 역시 과사용이 원인이다.

한편 갈비뼈 부위에 피로골절을 경험하는 사람도 많다. 갈비뼈 사이의 늑강근은 평소 숨 쉴 때 이외에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아 단련이 덜 된 근육이어서 계속되는 스윙은 늑강근과 갈비뼈에 무리를 주고 결국 갈비뼈가 부러지게 된다.

반면 프로 선수들은 손목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아마추어와 달리 몸 상태와 스윙의 기본기가 충분히 단련된 상태지만 잦은 대회 출전과 강도 높은 훈련에 따른 과사용이 원인이다.

박지은(나이키)은 2001년 손목을 다쳐 대회를 중도에 포기한 적도 있다. 클럽을 직접 다루는 상체 보다 하체 부상은 덜하지만 가장 흔히 다치는 부위는 무릎이다. 인대나 근육, 관절낭 같은 무릎 주변 조직에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무릎처럼 발에도 상당한 부하가 걸리게 되는데 스윙을 할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최고 수직 마찰력은 체중의 약 1.5배에 해당한다. 또 18홀을 도는 동안 불규칙한 면을 장시간 오래 걸으면서 작은 충격이 수없이 발바닥에 전달, 특정 부위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 중앙대 의대 부속병원 재활의학과 서경묵 김돈규 교수, 혜민병원 척추과학센터 도은식 소장, 메디포츠 스포츠 클리닉)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부상 예방법▼

주말골퍼 사이에는 유난히 무용담이 많다. 연습장에서 하루에 수백개씩 공을 쳐 몇 달 안에 싱글에 들어갔다는 것도 흔히 듣게 되는 얘기 가운데 하나.

하지만 전문의들은 한결같이 과도한 연습은 부상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시간과 돈이라는 제약조건 탓에 연습장에 가면 본전 생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공을 치기 일쑤. 그렇다고 1시간에 200∼300개의 공을 때릴 경우 무리가 오기 십상이다. 100개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 PGA프로들도 하루에 300개 이상은 치지 않도록 권고받는다.

해외 골프투어를 가서 하루에 36홀을 도는 일도 금물로 지적된다.

부상 없이 골프를 즐기려면 평소 운동을 통해 근육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든든한 기초체력을 길러야 다치지 않고 스코어도 잘 나오기 마련이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윗몸 일으키기는 복근과 척추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좋은 운동으로 꼽힌다.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배를 앞쪽으로 불룩하게 내면서 허리를 쭉 펴는 것도 허리의 긴장을 풀고 근육을 강화시켜 준다.

엘보 방지를 위해서는 악력기나 아령, 연식 정구공 등을 이용해 세게 쥐었다 놓았다 하면서 손과 손목의 근력과 지구력을 길러야 한다. 세계 정상의 아니카 소렌스탐과 데이비드 듀발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듀발은 1주에 3회 아령 운동을 하고 매일 30분 정도 정리운동과 요가 스트레칭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근력운동은 1주일에 3일이 적당하고 나머지 3일은 가벼운 조깅, 등산, 수영장에서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골프 연습장에서는 매트가 닳은 곳은 심한 충격이 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과도한 손목의 움직임이나 찍어 치는 습관도 부상을 유발하기 쉽다.

라운딩 전후 스트레칭은 필수. 충분한 준비운동을 통해 미리 준비된 힘줄과 근육은 혈액순환이 왕성해지고 스윙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덜 민감해져 부상의 위험도 그만큼 줄어든다.

티오프하기 전은 물론 전반 9홀을 끝낸 뒤나 라운딩을 모두 마치고 하는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목욕탕에서 샤워만 할 게 아니라 탕 속에서 발목과 손목을 10분 정도 충분히 풀어주면 피로 회복은 물론 근육 이완에도 도움이 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스트레칭은 이렇게▼

골프에서 스트레칭은 중요하다. 특히 티오프에 앞서 충분히 몸을 풀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고 공도 멀리 똑바로 보낼 수 있다.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바로 라운딩을 하면 근육과 관절이 굳어있어 스윙 리듬과 타이밍이 빨라진다. 스트레칭은 통증 없이 약간 당기는 듯한 느낌으로 이완하며 반동 없이 자연스럽게 숨을 쉬며 해주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에서 실시해 호평을 받고 있는 스트레칭 서비스를 소개한다.

(왼쪽부터)①깍지끼고 앞으로②팔꿈치 잡고 당기기③팔 걸고 어깨 옆으로④다리 꼬고 허리 숙이기

(왼쪽부터)⑤앞으로 허리 숙이기⑥좌우 어깨 돌리기⑦발목 돌리기(10회)⑧양손 무릎 잡고 좌우로 어깨 들기

부상의 유형
부위아마추어 골퍼 상해 부위 비율(%)
남자여자
요통36.027.4
팔꿈치32.535.5
손/손목21.214.5
어깨11.016.1

부위프로 골퍼 상해 부위 비율(%)
남자여자
손/손목29.627.4
요통25.022.4
어깨11.47.5
팔꿈치7.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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