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방침은 올 들어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커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세금 징수를 ‘본업’으로 하는 국세청이 ‘국제수지 관리’에 나선 셈이다.
나라경제를 걱정하는 국세청 당국자들의 나름대로의 ‘충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골프가 취미인 사람들이 해외를 찾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골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동남아에 2박3일 골프여행을 다녀오면 특급호텔에 식사 그린피까지 모두 합쳐 7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며 “세금 많고 예약하기 어려운 한국 골프장보다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한국의 ‘골프 서비스업’ 경쟁력이 해외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말이다.
골프여행뿐 아니다. 비슷한 사례가 교육 의료 등 거의 모든 서비스업에서 벌어지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 유학 및 연수생들이 외국에서 쓴 비용은 45억8000만달러(약 5조7000억원)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 있는 사람들이 미국이나 일본의 고급 병원을 찾는 것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비밀’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한국에 그만한 시설과 서비스가 없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회적 위화감’ 등을 들먹이는 하향평준화 의식이 만연해 있는 한 고급 서비스업이 한국에서 산업으로 자리잡기는 어렵다. 당연히 해외로 돈이 빠져나갈 것이다.
정부 당국에 묻는다. 그럴 때마다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세무조사를 비롯한 ‘두더지 잡기’식의 미봉적 대응에 나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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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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