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개막 하루전…“양보는 없다”

  • 입력 2003년 3월 20일 17시 45분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마지막 문턱에서 맞붙은 동양 김진(42)-코리아텐더 이상윤(41), LG 김태환(53)-TG 전창진(40) 감독. 저마다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그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승리’뿐이다. 22일부터 시작되는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들이 털어놓은 속내를 들어봤다.

▽김진=(이)상윤이는 삼성전자와 상무 2년 후배다. 선수 시절에도 성실했고 그동안 고생이 많았는데 보람을 찾았을 것 같다. 그래도 승부 세계에서 양보란 있을 수 없다.

▽전창진=내가 김태환 감독을 처음 뵌 것은 중학교 때였던 1970년대 후반이었다. 당시 무학여중 코치로 계셨는데 세월이 흘러 이렇게 맞붙게 됐으니….

▽이상윤=대부분 농구 전문가들이 코리아텐더의 열세를 점치고 있지만 글쎄…. 정규리그 개막 전에도 우리 팀의 예상순위는 9,10위에 불과했으나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았는가. 오히려 우리의 강점인 정신력을 끌어올리는 자극제로 삼겠다.

▽김진=코리아텐더와 정규리그에서 3승3패로 승률 5할 밖에 되지 않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패한 경기를 살펴보면 김병철이 퇴장당했거나 김승현이 부상으로 못 뛴 탓이었으니까. 신경전에 휘말리지 않으면 무난히 이길 수 있다.

▽김태환=LG도 TG에게 정규리그에서 1승5패로 열세였다. 마무리를 제대로 못해 역전패가 3차례나 됐고 우리팀에 중앙대 출신이 많은 것도 문제가 됐었다고 본다. 같은 중앙대 선배인 TG 허재의 노련미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TG전에 대한 이런 부담감만 떨쳐내면 수비 전술을 보완했으니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

▽전창진=LG와는 늘 자신이 있었다. 특히 1,2차전을 치르는 창원은 우리 선수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정규리그에서도 창원에만 가면 이상하리만치 펄펄 날지 않았는가. 그러나 LG는 선수층이 두텁고 우리는 체력이 약해 장기전으로 가면 불리하다. 원정경기에서 1승1패를 한 뒤 홈에서 벌어지는 원주 3,4차전에서 승부를 걸겠다.

▽이상윤=동양은 내외곽이 모두 뛰어난 팀이다. 힉스 마크에 주력하다보면 외곽포를 내줄 우려가 있어 효율적인 수비가 중요하다. 새로 동양에 가세한 아이크에 대한 연구는 덜 된 상태지만 체력적인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

▽김진=삼성과의 플레이오프가 보여주듯 코리아텐더의 외곽포를 막아야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적절한 수비 변화를 꾀하겠다.

▽김태환=TG 용병 센터가 존슨에서 데릭스로 교체돼 다행이다. 높이와 파워가 뛰어난 존슨은 우리 센터 페리맨이 감당하기 벅찼다. 데릭스는 한결 수월한 상대라고 생각한다.

▽전창진=머리가 좋고 어시스트 능력을 갖춘 데릭스의 가세로 잭슨이 반사이익을 얻어 오히려 득점력이 늘어났다. 데릭스는 한때 LG가 영입의사를 밝혔다가 포기한 선수다. 이 때문에 기분이 상해있는 상태라 꼭 이겨야겠다는 승부욕에 불타 있다. 페리맨에게 어느 정도 득점을 주더라도 외곽 수비에 치중할 생각이다.

▽김진,이상윤=LG-TG전은 1차전 결과가 중요하다. TG가 정규리그에서 거둔 압도적 우위에 따른 자신감을 앞세워 다소 우세할 것으로 본다.▽김태환, 전창진=전년도 챔피언과 플레이오프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동양이 코리아텐더에게 객관적으로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코리아텐더가 분위기를 타면 감당하기 어렵다. 삼성이 그래서 당하지 않았는가.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