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비운의 선수’ 강혁 시련 날린 만루포

  • 입력 2003년 3월 20일 17시 45분


강혁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강혁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개막 나흘째를 맞는 20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올드 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의미있는 홈런 2개가 터졌다.

먼저 SK와 두산의 문학구장 경기. ‘비운의 선수’로 불리는 SK 강혁(29)이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프로 입단후 5년만에 처음으로 맞이한 풀타임 출장 기회를 자축했다. 선배인 김기태를 제치고 5번 1루수로 출장한 그는 5회 오른쪽 안타를 치고 나가 팀의 첫 득점을 올렸고 7-0으로 앞선 7회에는 1사 만루에서 오른쪽 담을 넘기는 쐐기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강혁은 올 시범경기에서 13타수 4안타로 타율을 3할대(0.308)로 끌어올렸고 4타점 3득점의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갔다.

신일고 시절 초특급 타자로 각광을 받았지만 두산(당시 OB)과 한양대간 이중계약으로 프로 영구제명선수가 됐던 강혁은 99년 어렵사리 복권돼 두산에 입단했지만 데뷔 첫해부터 그라운드보다는 병원에 있는 날이 많을 정도로 온갖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2000년에는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2001년 SK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반짝 활약을 펼쳤지만 그해 8월 다시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아야 했고 지난달에도 뜻하지 않은 왼쪽 발바닥 건초염이 찾아와 스파이크조차 신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6위에 머물렀지만 조범현감독이 취임한 올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SK는 이날도 두산에 11-0으로 대승, 시범경기 4연승과 3번째 완봉승을 따내며 팀 평균자책을 0.75까지 끌어내렸다.

대전에선 ‘기록의 사나이’ 한화 장종훈(35)이 왕년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2001년 시즌부터 신예 김태균에 밀려 교체 1루수나 대타로 기용됐던 장종훈은 이날도 5회부터 대타로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7회 LG 마무리 이상훈의 몸쪽 공을 끌어당겨 좌중간을 넘기는 120m짜리 초대형 1점 홈런을 뽑아냈다. 장종훈은 최근들어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세대교체론에 휘말리는 마음고생을 겪었다.하지만 장종훈은 하루 한갑 이상씩 피웠던 담배를 올초 끊고 그 누구보다 체력훈련을 충실히 한 것이 예전의 파워를 찾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 이날 경기는 LG가 5-4로 이기긴 했지만 지난해 안타 2개에 불과했던 한화 2년생 포수 채상병이 7회와 9회에 연타석 홈런을 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문학

SK 11-0 두산

▽대구

롯데 9-0 삼성

▽광주

현대 3-2 기아

▽대전

LG 5-4한화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