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의 프라이부르크. 인구 20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지만 독일연방의 ‘환경수도’로 유명하다. 1992년 전국 151개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보호정책 및 실천 사례를 심사한 결과 1위로 뽑혔기 때문. 이 책은 ‘녹색도시의 모델’로서 저자가 발로 취재한 이 도시의 사례와 아이디어를 꼼꼼하게 짚고 있다.
자국에선 물론 세계의 여러 도시가 ‘벤치마킹’하는 프라이부르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도시행정의 최우선은 환경. 탈(脫) 원전과 태양에너지를 추구하는 자급적 에너지 정책, 자동차 이용을 억제하고 보행자 천국을 만들어 가는 창조적 교통정책, 철저한 재활용과 분리수거 등을 생활화한 쓰레기 제로정책 등이 환경정책의 핵심이다.
에너지자립도시를 선언한 프라이부르크는 ‘태양의 도시’라고 불린다. 시내의 태양광발전장치가 60개소에 이르며 시민 1인당 태양광발전시설은 독일에서 가장 많다.
자전거는 25만대로 인구보다 많다. 자동차의 도심 진입은 어렵고 도심 제한속도는 30㎞. 대중교통을 값싸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환경정기권’도 독일 최초로 선보였다.
학교에선 자동판매기를 사용할 때에도 개인 컵을 이용해야 한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쓰레기 분류법을 배우고 실천한다. 가정에서는 쓰레기를 15종류로 나누어 각각 포대에 넣은 다음 재활용센터까지 운반한다. 이 같은 노력 끝에 97년 연간 매립쓰레기양은 9만t, 10년 전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마디로 말해 프라이부르크는 시민과 지자체, 환경단체가 힘을 합쳐 자연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민들은 소비생활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환경과 생태를 위한 삶을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의 결단과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인류가 살아가기에 적당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피해의 위협에 저항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떻게 살아가고자 하는가’라는 물음에 적극적으로 답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프라이부르크 에코연구소의 설립취지문).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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