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시장, 개방이 대세다

  • 입력 2003년 3월 22일 19시 16분


교육시장 개방 문제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호주 등 10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부터 교육시장을 개방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개방계획서(양허안) 제출 시한인 이달 말을 앞두고 교육단체들은 반대 운동에 돌입했고 정부 내에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엊그제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교육인적자원부가 신중론을 편 데 비해 재정경제부는 개방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면서 팽팽한 대립을 벌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단 결정을 유보했지만 2004년 말까지 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마냥 뒤로 미룰 수도 없다.

반대 운동을 펴온 교육단체들은 교수 교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개방이 이뤄질 경우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결국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문제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교육부의 신중론도 이들을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는 무엇보다 교육수요자 입장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검토 중인 개방 분야는 대학과 성인교육이다. 외국 대학의 진출에 따라 국내 대학들이 경영난 등 어려움을 겪을 것만 우려할 게 아니라 선의의 경쟁에 따른 대학교육의 수준향상과 해외유학비 감소 등 긍정적 효과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과연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지금도 대학 분야는 일부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그 여파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또 외국 대학의 분교가 들어올 경우 비싼 등록금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해외유학이 자유화되어 있는 마당에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장개방이 공교육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어차피 위기에 놓인 교육계가 지향할 목표는 ‘수준 높은 교육’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 정부는 이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따라서 ‘개방이 대세’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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