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들이 정규시즌에서 통할 전력감인가 아닌가는 시범경기에서 판가름난다. 팀당 7경기씩 소화한 2003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똘똘한 루키’로 떠오르고 있는 선수는 누굴까.
먼저 투수 쪽에선 계약금 4억2000만원으로 올해 신인몸값 2위인 동산고 출신 우완정통파 투수 송은범(19)이 눈에 띈다. 3경기에 중간계투요원으로 나가 4와 3분의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 140㎞중반의 스피드에 고졸신인답지 않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컨트롤도 안정돼 있다. 게다가 ‘싸움닭’같은 도전적인 스타일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어 차세대 SK 마운드의 희망으로 손색이 없다.
동산고 시절부터 그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LG의 정삼흠 투수코치는 “선발로 내보내면 무조건 7∼8승은 보장한다. 국내에서 슬라이더를 볼로 던지는 투수는 흔치 않다. 송은범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 볼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던질 줄 아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송은범은 SK 최계훈 투수코치의 인천고 전성기시절 폼과 똑같은 투구동작을 갖고 있어 ‘제2의 최계훈’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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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에 이어 신인계약금 랭킹 3위(3억5000만원)인 두산의 노경은도 고교 때 명성만큼 140㎞대로 수준급의 스피드와 제구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은 1경기에서 1이닝 1안타 1실점.
타자쪽을 살펴보면 기아 서동욱(19)이 돋보인다. 경기고를 졸업한뒤 1억8000만원을 받고 프로에 입문한 서동욱은 시범경기 7게임에서 타율 0.294(17타수 5안타 4타점)에 4타점을 거두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서동욱의 장점은 ‘하드웨어’가 뛰어나다는 점. 1m87, 87㎏의 완벽한 신체조건에 배팅파워가 넘치는 대형 유격수다. 내야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기아 서정환 2군감독은 “힘이 있고 어깨도 좋다. 다만 공을 쫓아가는 풋워크라든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은 거칠지만 ‘미완의 대기’로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기아 코칭스태프는 그를 키우기 위해 올 시즌 주전 유격수 홍세완의 백업요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교 시절 서동욱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은 올 시즌 신인계약금 랭킹 1위(4억3000만원)의 LG 박경수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춰 ‘제2의 유지현’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시범경기에서 타율 0.125(8타수 1안타)에 수비에서도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타석에서 서두르지 않고 볼을 끝까지 보는 등 침착한 면은 있지만 아직 다듬을 부분이 많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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