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승표의 스포츠의학]나이는 아저씨 몸은 할아버지

  • 입력 2003년 3월 25일 17시 27분


이모씨와 김모씨(45세)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단짝이었던 두 사람은 외모도 비슷해 친형제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졸업 후 이씨는 이민을 가게 되었고, 20년 만에 동창회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같은 나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서로의 모습에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이민 후 한인 수퍼마켓을 시작한 이씨는 하루 종일 몸을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가족 중심의 생활이라 외식이 드물었고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 규칙적인 생활 덕택에 이씨는 20대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편 남들이 선망하는 직장에 입사한 김씨는 주로 앉아서 일을 했다. 정신적 노동은 많았지만 활동량은 적었다. 자주 있는 술자리에는 항상 폭식과 과음이 뒤따랐다. 규칙적인 운동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고 최근 시작한 골프는 운동보다 내기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체중이 불면서 체력은 떨어지고 급기야 종합 검진에서 비만에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성년이 된 사람의 나이는 △달력 나이/연령 △사회적 나이 △지적 나이 △정신적 나이 △생물학적 나이의 다섯가지로 분류된다.

이중 ‘달력 나이’는 타임머신을 타지 않는 한 바꿀 수 없지만 나머지 네 가지 나이는 노력과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사회적 나이’는 지위라고도 불린다. 서열을 따지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하겠지만,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적 나이’는 지성의 척도다. ‘정신적 나이’는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한 다양성이 잣대가 된다. 지금 사회 분위기는 지적 나이를 이용하여 사회적 나이를 늘이는데 가치가 집중돼 있는 것같다.

‘생물학적 나이’는 신체의 구성 단위인 세포의 나이, 즉 건강을 의미한다. 어떤 환경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이 나이야말로 실제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학적 나이’를 지연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보약이 아닌, 운동과 올바른 영양 섭취다.

젊은이들이 ‘사회적, 지적 나이’뿐 아니라 ‘생물학적 나이’를 지연시키기 위해 노력할 때 자연스럽게 건강한 나라가 되리라 생각한다.

코리아 정형외과·코리아 스포츠 메디슨 센터 원장 http://kosmed.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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