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마지막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TG와 LG가 29일 원주에서 운명의 4차전을 치른다. 현재 TG가 2승1패로 우세. TG는 한 경기만 이기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만 LG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결전을 앞둔 TG 전창진 감독(40)과 LG 김태환 감독(53). 이들은 보통 감독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닮은꼴. 고려대를 거쳐 실업 삼성에서 잠시 선수생활을 한 전 감독은 부상으로 일찌감치 현역에서 물러나 80년대 후반부터 프런트 직원으로 일했다. 98년 삼성에서 수비코치를 시작한 게 지도자 경력의 출발이었다.
고졸 학력이 전부인 김 감독은 1960년대 말 화개초등학교 코치를 시작으로 무학여중 선일여고 국민은행 중앙대 감독을 두루 거쳤다. 맨 주먹으로 시작해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우승 제조기’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정작 ‘감독의 꽃’이라는 프로 무대에서는 외로운 승부사였다. 학교 동문과 실업 선후배로 얽히고 설킨 프로 감독 세계에서 혼자 근성만으로 팀을 이끌어온 것.
![]() |
‘야인’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양 팀 사령탑은 똑같이 강한 정신력을 4차전 승부의 열쇠로 예상하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원정경기에서 2연승 하면서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티켓은 따논당상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한 게 화근이었다”며 “우리 팀은 주전 의존도가 높고 선수층이 엷기 때문에 4차전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환 감독 역시 “TG가 빨리 1승을 하고 싶은 조급증에 걸린 것 같다”며 “3차전처럼 선수들이 투혼을 보인다면 승리해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타 출신이 아닌 이들 감독은 선수 기용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전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역시 주전이 해낼 것이라는 믿음 아래 ‘베스트5’ 위주의 기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감독은 1,2차전에서 후보를 기용했다가 실패하자 3차전에서는 주전을 투입해 이겼다. 이에 따라 4차전에서도 양 감독은 변칙용병술 보다는 주전을 앞세우는 정공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댓글 0